“15세기 중세 국어, AI가 읽고 번역한다”…계명대 '역사 언어 분석 플랫폼' 구축 착수

현대어에 갇힌 AI 학습 데이터 한계 극복…1200만 어절 분석해 정확도 95% 이상의 한국어 '디지털 헤리티지' 완성 목표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 한국학연구원이 한국연구재단의 '디지털 휴머니티즈 기반 역사 자료 지능형 분석 플랫폼 구축과 빅데이터 중심의 통시 문법 지식구조 연구' 과제에 선정돼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해 대규모 역사 자료 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과제는 한국연구재단의 2026년도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된데 따른 것이다. 9월부터 오는 2032년 8월까지 총 6년간 약 19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국어사·국어정보학·전산언어 분야 연구진이 참여하는 다학제 연구로, 15세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방대한 한국어 역사 자료를 AI가 분석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어와 사회·문화의 변화 과정을 규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계명대 성서캠퍼스 정문 전경
계명대 성서캠퍼스 정문 전경

이번 연구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형 AI 구축 정책과 맞물린다. 기존 AI 학습 데이터가 현대 한국어에 집중된 한계를 넘어, 중세·근대 한국어까지 포함하는 역사 언어 데이터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역사 자료를 AI가 학습 가능한 고품질 형태소 분석 데이터로 구축해 고전 번역 AI와 역사 자료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원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AI 학습용 한국어 데이터는 현대어 중심으로 구축돼 중세·근대 문헌 해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어의 전 역사 범위를 포괄하는 AI 학습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연구는 약 1200만 어절 규모의 역사 자료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21세기 세종계획' 원시 말뭉치를 포함한 자료를 지능형 형태소 분석 말뭉치로 구축하고, 연구팀이 개발한 UTagger-훈민정음 TCM에 딥러닝 기반 맥락 인식 기술과 트랜스포머·LLM 기술을 결합해 분석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연구자와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는 웹 기반 통합 분석 플랫폼도 구축된다.

연구책임자인 장요한 한국학연구원장은 “이번 과제는 우리말의 500여 년 역사 자료를 단순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이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는 국가적 언어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UTagger-훈민정음 TCM 기술과 축적된 역사 언어 말뭉치를 기반으로 한국어 디지털 헤리티지를 구축하고, 향후 한국형 AI와 역사 자료 특화 LLM 개발에 활용될 핵심 데이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구축되는 역사 언어 빅데이터와 지능형 분석 플랫폼은 고전문헌 자동 번역, 역사 자료 검색·분석, 문화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계명대 한국학연구원은 연구 성과를 오픈 사이언스 환경에서 공유하고,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디지털 한국학과 역사 언어 AI 연구 거점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계명대학교는 한국연구재단의 2026년도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글로벌아젠다연구-국내형)(SSK)에도 선정됐다. 과제명은 'AI 시대의 민주적 거버넌스: 기술 불평등 해소를 위한 다층적 시민참여 모델 구축'(연구책임자 임운택 사회학과 교수)으로, 2026년 9월부터 2029년 8월까지 3년간 정부 지원금 4억 5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계명대는 한국학연구원 외에도 여성학연구소·국제학연구소·이민다문화센터 등에서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며, 전체 사업 규모는 약 84억 원에 이른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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