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 전 부족한 인력·장비로 시작했지만 꿈은 컸습니다.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에 필요한 화학기술을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꿈이었고, 우리는 늘 길을 찾았습니다.”
1일 한국화학연구원 대전 본원에서 진행된 창립 50주년 기념식. 신석민 화학연 원장이 기념사 중 밝힌 말이다. 산업에 필요한 기술 및 소재 상당 부분을 외국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실험과 실패, 재도전을 반복하며 방법을 찾아나갔다는 설명이다.
신 원장은 이를 돌이키며 “화학연의 50년은 대한민국이 마주한 시대의 문제에 화학으로 응답해 가능한 길을 찾아온 역사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화학연은 매시기 기술개발로 나라의 부름에 답했다. 정밀화학 분야에서 1984년 산소계 표백제, 1994년 폴리부텐 제조공정 및 2005년 고기능성 폴리이미드 소재 등 핵심 소재·공정 기술을 국산화 했다. 의·농약 분야에서는 국산 1호 신농약 '선봉'을 1996년에 만들었고 2004년 세계 최초 이미페넴 항생제 복제약 '프리페넴'을, 2021년에는 에이즈 치료제 '아이노베린'을 창출했다.

지난 2019년에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 불소계 소재(PVDF) 제조공정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지난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도 신속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등 국난기에도 나라에 없어선 안 될 도움이 됐다.
현재 기후위기 시대에는 폐플라스틱·폐섬유의 자원화, 이산화탄소 전환과 탄소저감 공정 기술 개발 및 실증·산업화에 힘쓰고 있다. 반세기 노력끝에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기관도 이뤘다.
1일 기념식에서는 이런 과거의 기여를 새로운 50년에도 이어가기 위한 비전 선포가 이뤄졌다. '세상이 답을 찾지 못할 때 우리는 화학으로 답한다'를 슬로건으로 △미래대응 △지능화 △연결·융합 △공공 헌신을 4대 핵심가치로 꼽았다.
국가·산업 난제와 글로벌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인공지능(AI)·데이터로 연구 방식을 재정의해, 산·학·연 및 국내외를 잇는 융합 연결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로써 공공적 사명과 장기적 연구 몰입을 실천하겠다는 것이 신 원장과 화학연이 제시한 청사진이다.
신 원장은 “지난 50년 동안 우리는 화학으로 수많은 길을 찾아왔고, 오늘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앞으로도 세상이 답을 찾지 못할 때 화학으로 답을 찾아,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대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