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이 2027년 산림정책의 키워드를 '안전·산업·복지·기후'로 잡았다. 산불과 산사태 같은 산림재난에는 첨단기술과 장비를 투입하고, 산주와 임업인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숲을 국민의 휴식과 치유 공간으로 활용하는 데 예산을 집중한다.
산림청은 2027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1322억원(4.4%) 증가한 3조1582억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예산안은 '숲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국가 책임 산림재난 대응 강화, 지속가능한 산림산업 생태계 구축, 국민 녹색행복 실현, 기후위기에 강한 건강한 숲 조성 등에 중점을 뒀다.
특히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는 산불과 산사태, 이상기후로 피해가 커지는 소나무재선충병 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예산이 배정됐다.
◇산사태 예측 슈퍼컴퓨터급 장비…산불진화헬기도 늘린다
산림재난 대응의 첫 단추는 '예측'이다. 산림청은 빠르고 정밀한 산사태 예측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산악기상관측망 16개소를 추가 조성한다. 여기에 8억원을 투입한다.
수집된 방대한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하기 위한 고성능컴퓨터도 새로 도입한다. 관련 예산은 40억원이다.
산사태 위험지역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위험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주민 대피가 제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산불 대응 장비도 대폭 보강한다. 산불진화헬기 2대를 신규 도입하고 헬기 중요 예비부품 2종을 미리 확보하는 데 119억원을 투입한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555명에서 615명으로 확대한다.
지방정부의 지상진화 역량 강화를 위해 신형 산불진화차량 56대 교체에도 21억원을 지원한다.
소나무재선충병 '인공지능(AI)·드론'으로 잡는다 기후변화로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에 기존 방제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확산 차단'과 '조기 발견'에 초점을 맞춘다.
산림청은 확산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국가방제벨트를 시범 구축하고 150억원을 투입한다.
AI와 드론을 활용한 예찰 자동화체계 구축에도 107억원을 편성했다. 피해목을 보다 빠르게 찾아내 선제적으로 방제하겠다는 것이다.
생활권 주변에 장기간 방제되지 않은 피해목 2만 그루도 제거한다. 산림경관을 해치고 산불 발생 시 연료물질이 될 수 있는 훈증처리목 수집 역시 크게 확대한다. 수집량은 92만개 늘리고 36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산주·임업인 지원 확대…'숲에서 먹고사는 기반' 강화
산림을 지키는 사람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산림보호구역 공익적 가치 증진과 산림보호 활동에 대해 보상하는 '산림공익가치 보전지불제'가 새롭게 도입된다. 관련 예산은 17억원이다.
임업인의 소득과 경영 안정을 위한 임업·산림공익직접지불금은 532억원에서 616억원으로 84억원 늘어난다. 산림사업종합자금 신규융자도 확대한다.
산림사업 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장비 투자도 강화한다.
산악용 입목수확 전문장비와 벌목사고 저감 기계장비 52대를 새로 도입하는 데 159억원을 투입하고, 사업장 안전지도와 점검에도 27억원을 배정했다.
국산목재로 건물 짓고 도시를 바꾼다 산림청은 목재산업을 친환경 미래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낸다.
국산목재 목조건축 실연사업을 5개소 확대하고 친환경 목조전망대 2개소, 목재친화도시 1개소 등을 추가한다. 공공분야 국산목재 이용 확대에는 669억원을 투입한다.
미이용 산림자원의 수집과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미이용 산림자원화센터도 1개소 추가한다.
어린이들이 목재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어린이 이용시설 목조화 사업은 12개소 확대하며 6억원을 투입한다.
◇849㎞ 동서트레일 완전 개통…국가 차원 안전관리
국민이 숲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산림복지 분야에도 투자가 이어진다.
국내 최초 백패킹 장거리 숲길인 849㎞ 동서트레일이 완전 개통됨에 따라 이용객 안전과 편의를 위한 국가 단위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입간판 등 안내체계 1만개를 고도화하고 안내소와 대피소를 운영한다. 안전·구급장비도 85개소에 보강한다. 관련 예산은 50억원이다.
숲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에도 나선다. 자살위험군과 국민의 일상 속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 9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유아숲체험원 안전시설 정비도 확대하고, 숲놀이 교구 제작 매뉴얼 개발과 시범 보급에도 3억원을 편성했다.
◇산림사업 비리·부정행위 감시 강화
산림사업 현장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장치도 마련한다.
산촌인력중개센터 1개소를 시범 도입해 임업 분야 일자리 연계를 강화하고, 산림기술 신고포상금 3억원과 산림사업 공정신고 상담센터 2억원을 신설한다.
산림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에 대한 신고와 상담을 활성화해 현장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기후위기 대응…'건강한 숲'에 투자
기후위기에 강한 산림을 만드는 사업도 주요 예산에 포함됐다. 국제사회 권고에 따른 산림 OECM 지정·관리를 위한 평가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관련 예산은 7억원이다.
항공영상을 활용해 불법 산림훼손을 찾아내는 통합탐지체계도 구축한다. 산림계곡 불법시설 설치 등 산림훼손 행위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사업으로 7억원이 투입된다.
현장 순찰과 예방활동을 담당하는 산림보호지원단은 64명에서 96명으로 확대한다.
수목원과 정원 등 녹색 인프라 확충도 본격화한다. 국립새만금수목원 개장·운영에 256억원, 국립난대수목원 조성에 275억원을 투입한다. 국가식물자원 수집·관리에도 9억원을 배정해 한반도 생물주권 확보에 나선다.
도심 속 녹지를 확대하기 위한 정원도시 조성은 5개소 늘리고 38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정원박람회는 23개소에서 개최하며 147억원을 지원한다.
◇국제협력부터 AI 행정까지…산림정책도 디지털 전환
국제 산림협력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업을 강화한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녹색기후기금(GCF) 인증기구 지위를 활용하기 위한 국제기후금융 활용 사업개발에 10억원을 새로 투입한다.
국제산림개발과 다자협력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는 16개 사업에 236억원을 지원한다.
산림행정의 디지털·AI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 등 산림재난 관련 시스템 고도화에 69억원을 투입하고 산림 분야 AX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3개를 새롭게 운영한다. 관련 예산은 3억원이다.
산림재난 예측과 산림자원 관리, 행정서비스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산림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산림정책에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시는 전국 220만 산주, 20만 임업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2027년 예산을 통해 '숲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