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루엠이 매장 내 로봇과 카메라가 수집한 정보를 전자가격표시기(ESL)와 연결하며 리테일 현장의 '실행 인프라'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유통업계에서는 자율주행 로봇과 선반 카메라를 활용해 품절과 진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테스코는 재고 스캔 로봇 '탤리(Tally)'의 매장 실증을 확대하고 있으며, 개발사 심비에 따르면 사람이 직접 점검하는 방식보다 품절 상황을 최대 10배까지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 미국에서는 크로거가 이미 500번째 탤리 로봇을 매장에 배치했다.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리테일테크 기업 뷰전은 모노프릭스 매장에 스토어뷰·캡타나 카메라를 적용해 선반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직원에게 우선 작업을 전달하는 방식을 운영해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18개월간 운영 결과 선반 가용률은 약 95%까지 높아졌고 점장 업무시간도 하루 2~3시간가량 줄었다.
이처럼 매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술이 확대되면서 다음 단계인 '실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로봇이나 카메라가 품절, 가격 불일치, 프로모션 변경 필요성을 감지하더라도 매대 정보가 즉시 바뀌지 않으면 직원이 다시 종이 가격표와 수작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솔루엠은 이 같은 탐지와 실행 간 간극을 줄이기 위해 유럽에서 심비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초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유로샵에서 협업 확대를 공식화하고, 심비의 자율주행 매장 인텔리전스 플랫폼과 솔루엠의 '뉴튼 ESL'을 연계한 시연을 진행했다.
심비의 로봇이 매장 선반을 스캔해 재고와 진열 정보를 수집하면 해당 데이터를 솔루엠의 ESL 인프라와 연결해 가격과 상품 정보를 매대에서 즉시 반영하는 구조다. 단순히 문제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솔루엠은 ESL의 역할도 가격 표시에서 매장 운영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유통기한에 따른 가격 변경을 라벨에 반영하거나, 온라인 주문 상품을 매장에서 찾는 옴니채널 피킹 과정에서 LED를 활용해 직원의 동선을 안내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유로샵에서는 통합 매장 관리 플랫폼 'SSP'를 중심으로 업데이트 속도를 높인 신형 ESL과 대형점포부터 중소형 매장까지 적용 가능한 제품군도 함께 선보였다.
솔루엠은 향후 리테일테크 경쟁이 로봇이나 카메라 등 개별 감지 기술에서 이들 데이터를 실제 매장 운영으로 연결하는 통합 역량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매장의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찾아내는지도 중요하지만, 감지된 정보를 실제 가격과 프로모션, 진열 업무에 즉시 반영할 수 있어야 기술 투자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ESL과 통합 플랫폼을 중심으로 로봇·카메라 등 다양한 리테일 기술을 연결하는 실행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