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중국계 온라인여행사(OTA) 트립닷컴이 한국 여행 애플리케이션(앱)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 6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놀(NOL, 옛 야놀자)과 여기어때를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여름 성수기인 8월에는 토종 여행앱과 격차를 더 벌렸다. 1년 전만 해도 놀 이용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트립닷컴이 빠르게 이용자 기반을 넓히면서 국내 OTA 시장 판도를 뒤바꿨다.
6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트립닷컴 MAU는 지난 7월 554만명에서 8월 591만명으로 37만명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놀은 544만명에서 538만명으로 6만명 감소했고, 여기어때는 440만명에서 427만명으로 13만명 줄었다.
트립닷컴과 놀의 격차는 7월 10만명에서 8월 53만명으로 확대됐다. 여행 수요가 몰리는 여름 성수기에 트립닷컴만 이용자를 크게 늘리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트립닷컴의 지난해 8월 MAU는 181만명으로, 당시 1위 놀(433만명)의 절반에 못 미친다. 트립닷컴의 MAU는 글로벌 여행앱 아고다(208만명)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트립닷컴 이용자 수는 1년 만에 181만명에서 591만명으로 3배 이상 급증하며 국내 여행앱을 앞질렀다.
![트립닷컴·놀·여기어때의 2025년 6~8월 및 2026년 6~8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비교. [사진=모바일인덱스 자료 기반 AI 생성 이미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9/04/news-p.v1.20260904.ff327efa3a73439ea3403e6384dc31d2_P1.png)
트립닷컴이 광고·마케팅 공세로 OTA 판도를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트립닷컴은 2024년 '지금이야, 지금' 캠페인을 시작으로 국내 광고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트립닷컴의 여행 업종 TV 광고 점유율은 2024년 상반기 13%에서 이듬해 37%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트립닷컴은 지난 3월부터 매일 두 차례 선착순 특가를 제공하는 '트립타임'을 가동한 데 이어 여름 캠페인, 7.7 메가세일, 트립찬스 등 대형 할인전을 연달아 진행했다.
트립닷컴은 성장 배경으로 프로모션뿐 아니라 상품군과 결제 편의성 등 서비스 경쟁력을 꼽았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특정 프로모션의 영향만이라기보다 플랫폼의 서비스 경쟁력과 고객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공권과 숙박뿐 아니라 기차표, 렌터카, 투어·티켓 등 여행 전 과정에 필요한 상품을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점 △원화 결제를 지원하고, 국내 주요 카드와 간편결제를 연동하는 등 결제 장벽을 낮춘 점 등을 사례로 들었다.

업계에선 국내 OTA가 단숨에 판도를 뒤집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립닷컴이 한국 시장에 지속 투자해 이용자가 여행앱을 고르는 핵심 요인인 '가격 경쟁력'에서 앞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에선 글로벌 기업의 역차별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트립닷컴은 중국과 가까우면서 비교적 객단가가 높은 한국을 전략적 핵심 시장으로 보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트립닷컴은 이용약관에서 분쟁 발생 시 싱가포르 법률을 적용한다고 명시하는 등 소비자 분쟁 시 국내법을 적용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규제에 맞춰 관련 인력을 필수로 두고 있는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