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트리밍 '주소 차단' 넘어 송출 원천 막는다... 셋톱박스 추적 제도화 제안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지난 3일 서울 상암 MBC 신사옥에서 '디지털 시대 불법 스트리밍 대응 및 형사제재 실효성 확보 전략'을 주제로 '제3회 2026 저작권 보호 미래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지난 3일 서울 상암 MBC 신사옥에서 '디지털 시대 불법 스트리밍 대응 및 형사제재 실효성 확보 전략'을 주제로 '제3회 2026 저작권 보호 미래 포럼'을 개최했다.

해외에서 K콘텐츠를 실시간 불법 시청하는 '불법 스트리밍 장치(ISD)'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유료방송 셋톱박스 식별정보를 활용해 송출 원점을 추적·차단하는 체계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지난 3일 서울 상암 MBC 신사옥에서 '디지털 시대 불법 스트리밍 대응 및 형사제재 실효성 확보 전략'을 주제로 '제3회 2026 저작권 보호 미래 포럼'을 개최했다.

ISD를 이용한 해외 불법 방송 시청이 핵심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ISD는 해외에서 국내 콘텐츠 불법스트리밍을 시청할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불법 셋톱박스다. 국내 유료방송·위성방송·IPTV 등 합법적인 인프라로 방송 신호를 받은 뒤 셋톱박스와 캡처보드 등을 이용해 보호조치를 우회한다.

셋톱박스 식별정보와 영상 핑거프린트 기술을 결합한 '한국형 ISD 대응 체계'가 제안됐다. 불법 송출지를 추적해 신호 공급 제한과 수사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과 방송 관계 법령에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안상필 MBC 차장은 “URL·도메인 중심 접속차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불법 사업자가 도메인을 변경하거나 미러사이트를 만들면 차단 절차를 반복해야 하고, 실시간 방송은 차단 전에 콘텐츠 소비가 끝날 수 있다”며 원점 타격 중요성을 제안했다. MBC는 2023년 약 300억원대 피해를 입은 미국·캐나다의 '바로TV·365TV' 사건 당시 셋톱박스 고유정보를 활용해 국내 불법 송출 단말을 특정하고 운영자를 검거한 사례가 있다. 이를 확장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영국·싱가포르 등도 접속차단을 넘어 ISD 판매·유통과 실시간 불법 송출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와 함께 양형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지난달 시행된 개정 저작권법은 저작재산권 침해죄 법정형을 기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높였다. 불법복제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 목적으로 제공·게시하는 행위도 독립 침해행위로 규정했다.

최호진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법정형이 높아져도 실제 재판에서 선고형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양형에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권고 형량 범위가 중요한 만큼 '지식재산·기술침해범죄 양형기준'의 후속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강화된 저작권 형사규제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이규홍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대규모 침해 상황에서 저작권자 보호 필요성은 크지만 민사적 구제 대신 형사처벌을 계속 강화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성천 한국저작권보호원장은 “해외 불법 스트리밍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침해 신호의 송출지를 신속히 파악하는 기술적 수단과 이를 뒷받침하는 법·제도적 기반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강화된 형사제재가 범죄수익의 실효적인 환수와 피해자의 권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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