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절반이 외국인'이라는 댓글 허위라 신고했는데…KISO 판단은 “해당없음”

허위조작정보 심의문 뜯어보니
정보 틀려도 부당이익 목적 없으면 제외
마일리지 통합 확정도 되기 전 전환 안내한 글도 ‘해당없음’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허위조작정보 심의 사례 23건을 공개했다. 항공사 마일리지 전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실제 부동산 통계와 큰 차이가 있는 댓글 등도 심의 대상에 올랐지만, 모두 허위조작정보로 판단되지 않았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네이버·카카오·다음·네이트 등 KISO 회원사를 중심으로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자체 운영규정을 적용하는 구글·엑스(X) 등 글로벌 플랫폼과는 규제 적용 방식이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ISO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는 지난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심의결정문을 공개했다. 이번 결정문은 지난 7월 7일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이후 KISO가 처음 공개한 허위조작정보 심의 사례다.

KISO 회원사인 네이버·카카오·다음·네이트 등은 지난 5월 마련한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에 따라 허위조작정보 여부를 판단해 처리한다. 판단이 어려운 신고는 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위원회가 공개한 심의결정문에 따르면 23건에는 여행·숙박·항공 마일리지 등 상품·서비스 안내와 홍보, 운동기구·음식점·미용 시술 등 소비자 후기·체험정보, 기업 상장폐지와 자동차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됐다. 외국인 주택 소유 비율에 대한 댓글이나 입주민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도 심의 대상에 올랐다.

KISO는 이번 심의에서 정보의 허위·조작 여부뿐 아니라 게시자가 이를 알면서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했는지, 타인의 권리나 공공의 이익을 침해했는지 등을 함께 판단했다. 정보가 부정확하더라도 손해를 끼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권리·공익 침해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허위조작정보로 보지 않았다.

김민호 KISO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장은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명확하게 목적성, 의도성, 침해성, 이득성 등을 (허위조작정보 요건으로) 보도록 규정됐다”면서 개정 법에 따라 허위조작정보를 판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는 항공사 마일리지 관련 게시물이다. 심의 대상 게시물은 “○○○○항공 마일리지를 현재 △△△△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고, 홈페이지나 대표전화를 통해 5000 마일부터 전환할 수 있다”는 취지로 작성됐다. 신고자는 당시 마일리지 통합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허위조작정보라고 신고했다. 해당 게시물 내용이 인공지능(AI) 검색 답변에 인용돼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게시자가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게시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면서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실제 통계와 큰 차이가 있는 댓글도 심의 대상에 올랐다. 한 게시물에는 “○○ 집주인의 최소 50%는 외국인이죠”라는 댓글이 달렸고 이를 허위조작정보로 봐야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해당 지역 외국인 주택 소유 비율은 약 0.75%로 댓글 내용과 큰 차이가 있었다.

위원회는 이 댓글 역시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심의 대상 게시글에 대해서는 재댓글로 바로 허위정보임이 반박되고 있다”면서 실제 부당한 이익이 발생할 요건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KISO 회원사를 중심으로 마련된 자율규제 체계가 정착할 것으로 기대했다. 플랫폼 자체 판단이 어려워 위원회에 상정하는 안건이 줄어들고 있고,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안건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개정 정보통신망법 적용 대상인 구글·메타·엑스·틱톡 등은 자체 운영규정에 따라 게시물을 관리하고 있어 국내 플랫폼과 규제 대응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안건이 KISO로 안 가는 이유는 대부분 유튜브 때문일 것”이라면서 “블로그 등 위주인 네이버, 카카오, 다음에서는 그런(정치적) 논쟁을 크게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허위조작정보 심의 주요 사례 - 자료: KISO
<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허위조작정보 심의 주요 사례 - 자료: KISO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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