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닛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폐암의 유전자 변이와 종양미세환경, 치료 반응 간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루닛은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한 연구초록 3건을 발표한다고 8일 밝혔다.
WCLC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은 2007년 이후 19년 만이다. 루닛은 이번 학회에서 비소세포폐암의 유전자 변이 아형별 종양미세환경 차이와 수술 전 병용요법의 치료 반응, TP53 변이 예측 등에 관한 연구 결과를 선보인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비소세포폐암에서 주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아형에 따른 종양미세환경 차이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EGFR 변이 아형이 확인된 환자 494명의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를 루닛 스코프 IO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엑손19 결손(Ex19del)에서는 종양침윤림프구 밀도가 높았고, L858R에서는 대식세포 침윤이, 엑손20 삽입(Ex20ins)에서는 혈관을 구성하는 내피세포 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같은 EGFR 변이 폐암이라도 세부 아형에 따라 종양 주변의 면역환경이 다르게 형성된다는 의미다. 루닛은 이번 연구가 EGFR 변이 아형별 치료 반응 차이를 이해하고 환자 특성에 맞는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수술 전 화학·면역 병용요법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반응을 분석한 연구도 공개한다. 루닛은 이탈리아 레지나 엘레나 국립암연구소 파올라 니스티코 박사 연구팀과 함께 환자 32명의 조직을 분석해 병리학적 완전관해(pCR)와 종양미세환경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
pCR에 도달한 환자군에서는 면역세포 침윤이 활발하고 종양미세환경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3차 림프구조(TLS)가 두드러졌다. 반면 pCR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군에서는 면역세포가 종양 내부로 충분히 침투하지 못하는 면역제외 양상과 종양세포 증식이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루닛은 이러한 분석 결과가 수술 후 보조요법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바이오마커 개발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폐선암 환자의 TP53 변이 예측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에서는 환자 462명의 조직을 분석했다. TP53 변이 여부에 따른 종양미세환경을 비교한 결과, TP53 변이가 있는 암에서는 면역활성 비율이 높았으며 변이가 없는 암에서는 면역제외 양상과 함께 기질 내 섬유아세포와 내피세포 밀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조직 이미지 분석만으로도 TP53 변이 여부에 따른 종양미세환경의 차이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결과다. 유전자 검사 이전에 환자군을 선별하거나 유전자 변이에 따른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데 AI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세계폐암학회에서는 유전자 변이와 종양미세환경, 치료반응을 잇는 단서를 AI로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계기로 앞으로도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암 환자에게 더 정밀한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루닛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AI 바이오마커 연구로 암 진단을 넘어 치료 반응 예측과 환자 선별 등 정밀의료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