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선업계가 본격적인 수주 호황을 맞은 가운데,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첫 상견례를 시작했으나, 현재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핵심 쟁점인 기본급 인상과 성과 보상안에 대한 시각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총 18차례에 걸쳐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거듭하며 타협점을 모색해왔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투쟁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며 연쇄 파업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었다.
협상 결렬의 핵심은 기본급과 상여금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별도),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10만50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격려금 200%+1000만원 등을 노조에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최근 달성한 대규모 수주 실적, 노동 강도 등을 감안할 때 사측의 제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달 총 4차례의 추가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이날은 일부 조합원들이 오후 4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9일에는 HD현대일렉트릭과 건설기계지회 조합원들이 오후 4시간 부분파업을, 10일에는 해양·엔진·지원설계지단, 미포위원회 조합원들이 동일한 시간에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15일에는 지부 소속 전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오후 4시간 부분파업을 개최한다. 단, 공정 차질 최소화를 위해 특수선 및 야간 작업, 울산 외 지역 조합원들은 파업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노조 측은 소식지를 통해 “쟁의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며 “교섭장에서 변화가 확인된다면 결과를 판단하겠지만, 또다시 제자리라면 행동의 수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맏형 격인 HD현대중공업의 파업 확산에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노사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협상 결렬로 파업이 본격화되면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주 호황에 힘입어 각 조선소마다 선박 건조 물량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공정 지연은 납기 준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업계 특성상 납기가 연체되면 막대한 지체상금을 물어야할 뿐만 아니라, 선주들과의 신뢰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이 긴 불황을 털고 회복세에 접어든 만큼,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개별 기업을 넘어 업계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며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소연 기자 so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