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조폐공사가 캐나다 조폐국과 손잡고 한국 문화와 역사, K-컬처를 세계인의 기념메달과 예술형 주화에 담아내는 글로벌 사업에 나선다.
한국조폐공사(사장 성창훈)는 최근 캐나다 오타와에 위치한 조폐국(Royal Canadian Mint)을 방문해 양국 주화산업 발전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기념주화와 기념메달, 예술형 주화(Bullion Coin) 등 비유통 주화 사업 전반에서 기술과 사업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을 대표하는 문화와 전통, 자연 등의 콘텐츠를 하나의 메달에 담아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공동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주화와 메달을 통해 국가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캐나다 조폐국은 1908년 설립된 재무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유통주화뿐 아니라 기념주화와 기념메달, 예술형 주화 등을 발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 상품이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잎을 새긴 예술형 주화다. 금화와 은화 등 다양한 규격으로 매년 대규모 물량이 발행되며 캐나다 자연과 문화적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념메달 사업에서도 캐나다 조폐국 경험은 상당하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선수들에게 수여되는 메달을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테마의 메달을 선보이며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공적 가치와 기념메달을 결합한 사례도 있다. 캐나다 조폐국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의료·물류·유통 등 필수 분야에서 헌신한 근로자들을 기리기 위한 'Recognition Medal'을 출시하고 판매 수익 전액을 코로나19 긴급기금에 기부했다.
한국조폐공사 역시 기념메달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 시대의 주요 순간을 기록해왔다.
1975년부터 기념메달을 제작해 온 공사는 축적된 디자인과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국가적 행사와 역사적 인물을 비롯해 문화·예술·스포츠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를 메달에 담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K-컬처가 새로운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반가사유상과 일월오봉도 등 우리 문화유산을 비롯해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 손흥민 선수의 골든부트, 안세영 선수의 그랜드슬램, 조수미의 세계무대 데뷔 40주년 등을 기념메달로 제작했다.
BTS와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인물과 성취도 메달에 담아내며 기념메달의 영역을 문화·역사에서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업무협약을 계기로 한국조폐공사 기념메달 사업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콘텐츠 사업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캐나다 조폐국의 예술형 주화 사업 경험을 공유할 경우 한국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을 담은 예술형 주화를 개발해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데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해외 조폐기관과 본격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양한 국가와 협력 범위를 넓혀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문화와 가치를 알리고 국내 주화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