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상상…누구에게나 새로고침의 순간이 찾아온다

전현경 데이타소프트 대표
전현경 데이타소프트 대표

누구에게나 한 번쯤 새로고침의 순간이 찾아온다. 익숙한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 우리는 잠시 멈춰 지금까지의 방식을 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 국가와 기업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크게 변할수록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위해 변화하고 있는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인공지능(AI)이 바로 그런 새로고침의 계기다.

AI는 단순한 신기술을 넘어 산업의 생산방식과 기업의 일하는 방식, 사람의 생활방식까지 바꿀 수 있는 혁명적 기술이다. 그렇기에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누가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개발했는가에만 달려 있지 않다. 누가 그 기술을 자신의 산업과 연결하고, 더 많은 기업과 사람에게 확산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모두의 AI'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기술 주권과 선택권을 확보하고 국민이 AI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 다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다음은 무엇인가?”

독자 AI가 기술의 선택권을 확보하는 것이라면, 모두의 AI는 AI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는 일이다. 이제 그 다음에는 '산업 모두의 AI'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 바이오, 금융, 콘텐츠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산업이 있다. AI를 새로운 산업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잘하고 있는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성장의 촉매제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연구개발(R&D)과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라져야 한다.

무엇을 개발할 것인가에 앞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와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은 다를 수 있다. 현장의 문제에서 출발해 기업과 연구자가 함께 기술을 만들고, 실제 환경에서 검증한 뒤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정부도 R&D 사업 종료 이후 성과의 활용과 확산을 확인하는 추적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평가가 형식적인 사후 절차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사업 종료 이후 실제 사업화 성과를 추적하고, 그 결과를 다음 R&D의 과제 선정과 예산 배분에 반영해야 한다.

특히 성공한 과제만 기록해서는 안 된다. 좋은 기술이 왜 사업화되지 못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시장의 수요가 부족했는지, 실제 구매자가 없었는지, 기술과 현장의 간극이 컸는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다음 투자의 자산으로 쌓일 때 R&D의 진정한 가치가 만들어진다.

AI 정책의 성과를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GPU를 얼마나 확보했는지, AI 기업이 몇 개 성장했는지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모델과 컴퓨팅 자원 확보를 넘어 그 기술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국가가 AI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선택권을 확보하더라도 기업의 생산성과 수출 경쟁력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이제는 산업현장의 변화와 성과로 연결하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두어야 한다.

과거 클라우드의 경험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기술과 기업을 육성했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영향력이 커졌다. 여기서 얻어야 할 교훈은 단순히 국산 기술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관련 기술기업과 인재가 성장하고 새로운 기업과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는 생태계를 함께 키우는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 모두를 위한 AI의 새로고침은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결국 우리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사유의 힘에서 시작된다.

누구에게나 새로고침의 순간이 찾아온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라는 새로운 기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다.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것.

어쩌면 국가 AI 전략의 다음 장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될 것이다.

전현경 데이타소프트 대표 ceo@data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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