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안전기술원 노동조합이 정부의 한국교통안전공단 통합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항공기 인증·시험·기술검증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을 종합 교통안전기관에 흡수하면 항공안전 전문성과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통폐합 철회를 요구했다.
전국공공전문노동조합 항공안전기술원지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국가 항공안전의 후퇴와 전문역량을 약화시키는 항공안전기술원의 통폐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통해 항공안전기술원을 한국교통안전공단에 통합하기로 했다. 노조는 정부가 항공안전기술원을 통폐합 대상으로 선정한 구체적인 기준과 판단 근거, 통합 필요성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두 기관의 항공 분야 업무 성격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도로를 중심으로 철도와 항공 등 교통안전 전반을 담당하는 반면, 항공안전기술원은 항공기와 항공제품의 인증·시험·연구·기술검증을 수행하는 항공안전 전문기관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도심항공교통(UAM), 미래항공교통(AAM), 무인항공기와 자율비행 등 미래항공산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증·검증 전문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공기 인증·시험은 고도의 공학적 전문성과 축적된 경험, 독립적인 기술 판단이 필요한 만큼 조직 통합보다 전문인력과 예산, 인증역량 확충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통폐합 결정 과정도 문제 삼았다. 노조는 정부가 기술원과 현장 구성원, 노동조합, 항공학계·산업계 등과 충분한 논의 없이 통폐합 방향부터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통폐합 대상 선정 기준과 판단 근거, 관련 검토자료를 공개하고 당사자가 참여하는 논의를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국민의 생명은 기관 감축을 위한 숫자가 아니며 국가 항공안전 역량은 행정 효율과 맞바꿀 대상이 아니다”며 “정부가 통폐합을 강행하면 국회·노동계·항공학계·산업계 등과 연대해 통합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