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지도 못하는데 세금부터 낸다”…벤처업계, RSU 비과세 촉구

벤처기업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도입한 성과조건부주식(RSU)이 세제 탓에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한다며 비과세 특례 확대를 촉구했다. 주 52시간 근로제를 벤처기업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장철민, 백혜련 등 의원 9명과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17일 국회에서 '제5회 벤처·스타트업 성장포럼'을 열고 혁신기업 인재 유치 방안을 논의했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5회 벤처·스타트업 성장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5회 벤처·스타트업 성장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RSU는 정해진 조건을 채우면 행사가격 없이 자사주를 무상 지급하는 제도로, 벤처기업이 스톡옵션과 함께 활용해온 지분보상 수단이다. 벤처업계는 이 제도가 활용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세제를 꼽았다. 안희철 법무법인 DLG 대표변호사는 “스톡옵션은 행사이익에 비과세 특례가 있어 세금을 늦게 낼 수 있지만 RSU는 같은 특례가 없어 받는 사람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결국 기업이 인재에게 맞는 수단이 아니라 세법상 유리한 스톡옵션을 고르게 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RSU를 사용할 경우 주식을 마련하는 경로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로 한정돼 있어 기업에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자금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손결 엘리스그룹 HR전략팀 리더는 “인재에 쓸 돈과 설비에 쓸 돈을 같은 현금으로 저울질하게 된다”고 말했다.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한 시간 상한을 적용하는 근로시간 규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처럼 근로 일수만 관리하거나 독일처럼 시간 대신 업무량으로 관리하는 방식을 예로 들며 “근로시간이 아니라 업무량과 성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벤처·스타트업 성장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벤처·스타트업 성장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은 “벤처기업의 41.1%가 주 52시간 근무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재직자의 70.4%는 주 52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할 의향”이라며 선택적 근로시간제 활용기간을 확대하는 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에 대해 노 실장은 “벤처스타트업 종사자를 근로시간 규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노사 합의, 근로자 동의, 최소 휴식시간 보장 같은 조건이 까다로워질수록 도입 비중은 낮아질 수 있다는 한계도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김성윤 기자 sy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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