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검사를 많이 받으면 안심해도 되는지, 같은 암인데 왜 치료 방법은 다른지,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가족 중 암 환자가 있으면 자신에게도 암이 생길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려면 예방할 수 있는 위험 요인과 검진의 역할을 이해하고,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필요한 관리 원칙을 차근차근 익혀야 한다. 넘쳐나는 건강정보 속에서 의학적 근거와 오해를 구분하는 일도 그 출발점이다.
전자신문은 국립암센터와 함께 '암,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생활습관과 감염 관리를 통한 암 예방 △국가암검진의 대상과 주기 △수술·항암·방사선치료의 선택 기준 △암 치료 중 식사와 운동 △가족력과 유전성 암을 차례로 살펴본다.
국가암관리 전문기관인 국립암센터 전문가들과 각 검진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짚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과 치료 중 관리 방법, 유전상담과 검사가 필요한 경우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암세포는 정상세포가 여러 자극과 환경의 영향을 받아 변한 것이다. 암세포를 없애기 위한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는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면 좋지만 정상세포와 주변 장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사이에 회복 기간을 두는 이유도 정상세포와 장기가 다시 기능을 되찾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유지해야 계획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암 치료 중 잘 먹고 적절히 움직여야 하는 이유는 음식이나 운동으로 암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치료를 견딜 몸의 기반을 지키기 위해서다.
암을 없애는 특별한 음식은 없다. 음식은 치료제가 아니라 몸에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를 공급하는 재료다. 치료 과정에서 손상된 정상세포의 회복을 돕고 장기 기능과 체중,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암 치료 중 식사의 핵심이다.
가능하면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매끼 단백질 식품과 채소, 곡류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정 식품을 지나치게 많이 먹기보다 여러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체중과 근육량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면 영양 상태의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영양제는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제품과 특정 기능성 성분을 농축한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음식에서 비타민이나 항산화 성분을 충분히 섭취한 사람에게 좋은 결과가 관찰됐더라도, 이를 농축한 영양제가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고용량 베타카로틴 보충제가 오히려 폐암 발생 위험을 높였다. 세포나 동물실험에서 특정 성분이 암세포를 억제했다는 결과도 사람에게 같은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농축 성분이 정상세포와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나 항암제와의 상호작용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영양제를 복용하려면 먼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암과 암 치료로 생기는 '암성 피로'는 일반적인 피로와 달리 쉬는 것만으로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몸 상태에 맞는 신체활동과 운동을 이어가면 체력과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치료 전에는 정밀검사와 치료 계획을 세우는 동안 가능한 범위에서 걷기 등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 기초체력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치료가 시작된 뒤에는 평소 운동을 갑자기 중단하기보다 증상과 회복 정도에 맞춰 강도와 시간을 낮춰 이어간다.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운동량은 없으므로 치료 종류와 부작용, 체력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수술 직후에는 상처 회복을 방해하지 않도록 무리한 움직임을 피해야 한다.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깊은 호흡과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하고, 봉합사를 제거한 뒤에도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인다. 항암화학요법 중에는 몸 상태가 비교적 좋은 날 가벼운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를 받는 부위의 피부가 예민해졌다면 심한 마찰과 자극을 피하고 산책이나 가벼운 맨손체조로 체력을 유지한다.
치료가 끝났다고 곧바로 이전 운동량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수개월은 운동 강도와 시간을 서서히 늘려야 한다. 회복 속도는 암의 종류와 치료 방법, 영양 상태, 근육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술 부위나 치료 부작용이 남아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운동 종류와 강도를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암 치료와 회복은 환자 혼자 감당해야 할 과정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일상을 나누면 규칙적인 생활과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체중과 근육량의 변화를 함께 살피고 식사량이나 활동량이 크게 줄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특별한 음식 한 가지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꾸준한 움직임, 가족의 동행이 치료를 버틸 힘을 만든다.
도움말: 장윤정 국립암센터 중앙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 가정의학전문의
고양=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