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⑤·끝] 암도 대물림될까…3대 가계도에 숨은 위험 신호

국립암센터, 가족성·유전성 암 구분과 상담 기준 제시
젊은 나이·양측성 암 발생 땐 가족력 확인 후 유전상담
BRCA1 변이 확인돼도 암 발생이 확정된 의미는 아냐
검사 결과를 가족과 공유해 필요한 검진·예방관리로 연결

암은 진단 이후의 치료만큼 평소의 예방과 검진, 치료 중 생활 관리도 중요한 질환이다. 담배와 술, 식사와 운동 등 일상의 습관부터 나이와 건강 상태에 맞는 검진까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알아둬야 할 내용이 많다.
그러나 검사를 많이 받으면 안심해도 되는지, 같은 암인데 왜 치료 방법은 다른지,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가족 중 암 환자가 있으면 자신에게도 암이 생길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려면 예방할 수 있는 위험 요인과 검진의 역할을 이해하고,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필요한 관리 원칙을 차근차근 익혀야 한다. 넘쳐나는 건강정보 속에서 의학적 근거와 오해를 구분하는 일도 그 출발점이다.
전자신문은 국립암센터와 함께 '암,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생활습관과 감염 관리를 통한 암 예방 △국가암검진의 대상과 주기 △수술·항암·방사선치료의 선택 기준 △암 치료 중 식사와 운동 △가족력과 유전성 암을 차례로 살펴본다.
국가암관리 전문기관인 국립암센터 전문가들과 각 검진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짚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과 치료 중 관리 방법, 유전상담과 검사가 필요한 경우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공선영 국립암센터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공선영 국립암센터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가족성 암이 모두 유전성 암은 아냐

“가족 중 암 환자가 많은데 저도 암에 걸릴까요?” 유전상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다고 해서 자신도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가족 안에서 암이 반복해 발생한다면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족 안에서 여러 암 환자가 발생하는 현상을 '가족성 암'이라고 한다. 가족성 암이 모두 하나의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공유하는 식생활과 흡연·음주 등 생활환경에 여러 유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다.

가족성 암 가운데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병원성 유전자 변이로 암 위험이 높아진 경우가 '유전성 암'이다. 이런 변이는 정자나 난자를 통해 전달돼 몸을 이루는 대부분의 세포에서 확인된다. 자녀에게도 각각 50%의 확률로 전달될 수 있지만, 변이를 물려받았다고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젊은 나이·양측성 암은 주요 단서

일반적인 발병 연령보다 젊은 나이에 암을 진단받았거나 양쪽 장기에 모두 암이 생긴 경우, 한 사람에게 여러 장기의 암이 발생하면 유전성 암을 의심할 수 있다. 가족 안에서 유방암·난소암·췌장암처럼 관련된 암이 반복되거나 남성 유방암과 같은 드문 암이 발생한 경우도 중요한 단서다.

대표적으로 BRCA1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높인다. 이 변이를 가진 여성은 80세까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약 70%, 난소암 위험은 약 40%로 알려져 있다. 암 발생이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반인보다 위험이 높아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검사에 앞서 3대 가족력부터 확인

유전성 암의 특징이 있다면 유전자 검사보다 유전상담이 우선이다. 상담에서는 조부모와 부모, 형제자매, 자녀 등 3대에 걸쳐 발생한 암의 종류와 진단 나이를 확인한다. 양측성 암이나 여러 장기의 암, 가족 중 병원성 변이 여부도 살핀다. 가족력은 어머니와 아버지 쪽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가족력은 위험 평가의 출발점이다.

상담 내용을 토대로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지 결정한다. 병원성 변이가 확인되면 해당 암의 위험도에 맞춰 집중 검진과 예방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 변이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유전적 위험이 없다고 단정하기보다 가족력과 개인의 위험 요인을 고려해 검진 계획을 세워야 한다.

검사 결과 공유해야 가족도 대비 가능

병원성 변이가 확인된 뒤 죄책감이나 부담 때문에 가족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혈연 가족에게 결과를 공유해야 필요한 사람이 유전상담과 검사를 받고 예방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가족력이 걱정된다면 가족 구성원이 어떤 암을 몇 살에 진단받았는지부터 정리해 보자. 국립암센터가 제작한 가계도 작성법을 활용해 가족력을 살펴보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확한 평가는 불안을 줄이고 암 위험을 관리하는 첫걸음이다.

도움말: 공선영 국립암센터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고양=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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