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자 절반, 행정부담에 고위험 연구 회피…“절차·규정 개선 시급”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자 절반 가까이가 행정절차 부담으로 위험도가 높은 연구주제를 회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 부담이 연구주제 선정부터 성과 창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연구몰입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제출받은 '출연연 연구몰입 저해요인 분석을 통한 연구행정 개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3개 출연연 종사자 유효응답자 671명 가운데 49.2%가 행정절차 부담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연구주제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정산·감사 위험을 고려해 연구범위나 목표를 축소했다는 응답도 45.0%에 달했다.

행정 부담으로 연구일정에 영향을 받은 경험은 47.4%, 협력을 축소하거나 포기한 경험은 40.7%로 조사됐다. 성과 창출이 지연되거나 산출물이 축소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38.4%였다.

연구자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행정절차는 구매·조달(29.4%)이었다. 이어 정산·증빙(20.1%), 협약·변경 승인(16.1%), 성과 입력·평가(13.0%), 감사 대응(10.1%), 전산 시스템(5.7%), 기타(5.7%) 순이었다.

상위 3개 절차가 전체 응답의 65.6%를 차지했다. 연구재료와 장비 확보, 연구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절차에 행정 부담이 집중된 셈이다.

연구자들은 인력이나 시스템 확충보다 절차와 규정 정비를 우선 개선과제로 꼽았다. 최우선 개선과제 복수응답 결과 절차 단축이 53.9%로 가장 높았고, 규정 간소화가 48.1%로 뒤를 이었다.

권한 확대는 28.2%, 인력 확충 27.0%, 감사·정산 합리화 25.5%, 전산 통합 17.3%로 집계됐다.

특히 행정 부담이 단순한 업무 불편을 넘어 도전적 연구 기피와 연구목표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행정 제도 전반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연구자가 행정 때문에 어려운 연구를 피한다면 출연연의 존재 이유가 흔들리는 것”이라며 “연구 현장은 절차를 줄여달라고 하는데, 대책이 조직과 인력을 늘리는 데 머문다면 연구자 부담은 그대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과 충분한 소통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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