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남편의 역할은 병원에 동행하거나 출산용품을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내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살피고 검사 결과를 함께 이해하며, 위험 신호가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의료진과 연결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 임신 기간에 나타나는 몸의 변화와 검사 결과를 부부가 함께 이해하고 대처 방법을 미리 알아두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은 산모 혼자 감당하는 과정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배우고 준비해야 할 여정이다. 남편이 입덧과 통증, 불안과 피로를 이해하고 일상을 나눌수록 산모는 건강관리와 회복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전자신문은 쉬즈메디병원과 함께 '아빠도 함께하는 임신·출산 10개월'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임신 확인 직후 준비해야 할 일부터 입덧 식사, 산전검사 일정, 출혈·복통 대처, 임신성 당뇨 식단, 임신중독증 혈압 관리, 운동·여행 안전수칙, 출산가방과 병원 이동, 분만 과정, 산후 회복과 우울증 신호까지 차례로 살펴본다.
임신·출산 과정에서 부부가 흔히 겪는 궁금증을 풀고, 예비 아빠가 알아야 할 핵심 정보와 즉시 진료가 필요한 증상을 쉬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임신을 확인한 뒤 예비 부모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이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다. 임신 중 검사는 주수와 산모·태아의 상태에 따라 목적이 달라진다.
이때 예비 아빠가 해야 할 일은 검사 이름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검사 일정을 함께 챙기고 선별검사와 진단검사의 차이, 결과의 의미와 다음 계획을 아내와 함께 이해해야 한다.
임신 초기 초음파는 임신낭이 자궁 안에 자리 잡았는지 확인하고 태아의 심박동과 임신 주수를 평가하는 데 쓰인다. 이후 혈액과 소변검사를 통해 빈혈과 혈액형, 간 기능, 감염 여부 등 산모의 기본 건강 상태를 살핀다.
예비 아빠는 첫 진료에 동행해 임신 주수와 출산 예정일, 다음 검사 시기를 함께 듣고 휴대전화 일정표 등에 기록하는 것이 좋다. 아내가 복용 중인 약이나 영양제, 기존 질환과 과거 임신력도 미리 정리해두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임신 10주 이후에는 산모 혈액에서 태아 유래 DNA를 분석하는 비침습적 산전검사(NIPT)를 고려할 수 있다. 11~13주 무렵에는 목덜미투명대 측정을 포함한 초기 선별검사가 이뤄진다. 산모의 나이와 가족력, 과거 임신력, 선별검사 결과에 따라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 같은 진단검사를 논의할 수 있다. 검사 종류와 일정은 산모의 건강 상태와 위험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선별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고 태아의 질환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평가하는 검사인 만큼 추가 상담과 진단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예비 아빠는 결과를 단정하거나 아내에게 결정을 재촉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결과가 뜻하는 바와 추가 검사의 필요성·한계를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임신 중기에는 혈액을 이용한 기형아 선별검사가 이어지고, 20주 전후에는 정밀초음파로 태아의 뇌와 얼굴, 심장, 척추, 복부, 팔다리 등 주요 구조를 살핀다. 정밀초음파는 태아의 크기만 보는 검사가 아니지만 모든 질환과 발달 문제를 100% 찾아내는 검사도 아니다.
임신 24~28주에는 일반적으로 임신성 당뇨 선별검사를 받고 빈혈 여부도 다시 확인한다. 후반기에는 태아의 성장과 위치, 양수량, 태반 상태를 살피며 출산을 준비한다. 예비 아빠는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는 설명만 듣고 끝내기보다 다음 검사 일정과 생활에서 주의할 점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진료실에서는 '현재 아기의 성장이 주수에 맞는지', '특별히 주의해서 보는 부분은 무엇인지', '다음 검사는 언제이며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물어볼 수 있다. 운동과 직장생활, 여행과 부부관계가 가능한지도 아내의 상태에 맞춰 확인해야 한다.
임신 후반에는 분만 방법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기준과 진통이 임박한 신호도 알아둬야 한다. 출혈이나 양수 파수, 규칙적인 진통, 태동 감소가 나타났을 때 연락할 번호와 방문할 장소, 병원까지 이동 경로를 부부가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좋은 산전관리는 검사를 많이 받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검사를 제때 받고 결과와 다음 계획을 부부가 함께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예비 아빠가 일정과 질문을 챙기고 의료진의 설명을 함께 들을 때 아내의 부담을 덜고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도움말: 이지훈 쉬즈메디병원 원장.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