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검토 단계라더니 540억달러”…국힘, 대미투자 협상 경위 공개 촉구

국민의힘 재정경제기획위원회ㆍ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정부의 굴종·무능 외교 긴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재정경제기획위원회ㆍ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정부의 굴종·무능 외교 긴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00억달러 규모 한국 대미 투자 계획 발표 관련 정부에 구체적 협상 경위 공개를 요구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는 무능외교·굴종 외교로 국민과 국회를 속인 협상의 전모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약 540억달러 규모)과 대형 원자력 발전소 8기 건설 사업 등이 투자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규모까지 제시됐다”고 밝혔다.

쟁점은 정부의 국회 보고와 미국 측 발표 사이의 차이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지난달 22일 국회에 알래스카 LNG 사업을 추가 검토 대상으로 설명하고도 미국과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협의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부는 지난달 22일 국회 보고에서 알래스카 LNG를 '추가 검토를 거쳐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사업'으로 설명했다. 그렇다면 '540억 달러'라는 숫자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가”라며 “정부는 이미 미국 측과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협의해 놓고도 국회에는 '검토 단계'라고 설명한 건가”라고 따졌다.

이어 “만약 정부가 이미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미국 측과 협의하고도 국회에 단순 검토 단계라고 설명했다면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대한민국 국익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만약 미국 대통령이 충분한 논의나 동의 없이 일방적 발표를 강행한 것이라면 이재명 정부의 심각한 외교참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에 △알래스카 LNG '540억달러 이상' 투자 규모에 대한 사전 인지 및 협의·동의 여부 공개 △한미 정부 간 제안과 협의 경과, 투자 규모·방식 논의 내용의 국회 보고 △상업적 합리성 판단 기준 공개와 한미전략투자법에 따른 국회 동의 절차 준수를 요구했다.

이들은 “확정되지도 않은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 계획이 동맹국 최고지도자의 입을 통해 기정사실로 발표되는 참담한 상황 앞에서 정부는 국익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국민 혈세가 외국 정상의 선거 자금으로 전락하고, 대한민국의 국익과 주권이 훼손되는 어떠한 형태의 굴종 외교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국회 보고 이후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우리가 모르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이것은 반드시 확인되고 검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중위 야당 간사인 구자근 의원도 “알래스카 LNG 사업은 정부가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검토 단계로만 보고했었다”며 “혹시라도 호르무즈 파병이나 반도체와 관련해 투자 압박이 있었지 않나, 그 이후 급박하게 결정되지 않았나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적극적인 해명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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