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합성 소비자, 데이터 활용 격차를 메우는 골든 키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

합성 소비자를 향한 관심은 한국에서 특히 뜨겁다. 하지만 아직은 탐색 단계에 가깝다.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은 많아도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한국은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고 소비자 조사 수요가 많은 시장이다. 자연스레 더 빠르고 자주 물을 방법을 찾게 된다. 그렇다 보니 합성 소비자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의 기대는 '조사 기간과 예산 절감'에 쏠려 있고, 자주 나오는 질문도 '사람 패널을 대체할 수 있느냐'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합성 소비자의 효용은 과연 시간과 비용 절감에만 그치는 것일까.

답은 이미 현장에 있다. 오픈서베이는 소비자 데이터로 생성한 합성 소비자를 두 가지 방식으로 제공한다.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다듬는 단계에서 합성 소비자의 반응을 미리 확인하게 하는 '콘셉트 스튜디오'와, 합성 소비자와 대화하며 소비자 행동의 이유를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합성 소비자 인터뷰' 형식이다. 두 기능을 쓰는 고객들의 패턴에서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묻는 사람'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내부 리서치팀에 조사를 의뢰하던 마케팅, 상품기획 등 비(非)리서치 담당자가 직접 합성 소비자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전의 리서치 환경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사실 기업은 소비자에게 궁금한 것이 많다. 무엇에 만족하고 불만족할까, 이 제품군에서는 디자인이 중요할까 편의성이 중요할까.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리서치를 해왔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에게 묻는 기회는 한정되어 있다. 한 번 조사할 때마다 시간과 비용이 드니 '아무렇게나' 물을 수 없다. 여러 부서의 요구를 모아 한 번의 조사에 담아야 하고, 문항 하나를 두고도 조율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감당할 수 있는 조직은 리서치팀뿐이었다. 결과물 역시 원본 데이터나 테이블 형태로 나오니 해석도 리서치팀의 손을 거쳐야 했다. 다시 말해 데이터가 쌓여도 이를 직접 활용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합성 소비자를 활용하면 언제든 대화하듯 물어볼 수 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표를 해석하는 훈련 없이도 내 소비자는 물론 경쟁사 소비자에게도 답을 얻는다. 즉, 합성 소비자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구성원 간의 '데이터 활용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다. 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질문의 비용이 줄어들면 질문의 성격도 바뀌고 횟수도 늘어난다. 반드시 물어야 하는 질문만 추리던 사람들이 확인해보고 싶은 가설과 질문을 쉽게 던지게 된다. 브랜드 매니저는 아이디어를 다듬으며 콘셉트 스튜디오에서 반응을 보고, 연구개발(R&D)팀은 스펙 확정 전에 합성 소비자 인터뷰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다. 세일즈팀은 제안서를 쓰기 전에 경쟁 브랜드 소비자의 생각을 확인한다.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단계에서 각자의 업무 맥락에 맞게 데이터를 꺼내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질문과 답변은 실제 소비자 조사의 훌륭한 출발점이 된다. 합성 소비자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치 있는 질문만 거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 대상 조사는 한층 더 정교해진다. 이러한 활용 과정은 합성 소비자가 단순히 새로운 조사 방법이라기보다 '데이터에 접근하는 새로운 UX'라는 점을 보여준다. 데이터는 잘 활용될수록 가치가 더욱 커진다.

앞서 던진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합성 소비자의 효용은 시간과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데이터를 간접적으로만 접해야 했던 부서들을 직접적인 사용자로 바꾼다. 어쩌면 합성 소비자는 리서치 업계가 오랫동안 풀어내고자 했던 '데이터 활용의 확산'의 문을 여는 '골든 키'가 될지 모른다.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 hy.hwang@opensurvey.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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