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Sh수협은행장. [사진= 전자신문 DB]](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10/08/news-p.v1.20261008.fc7bff7a187d4747998f697abfc5b64e_P1.png)
국내 은행들이 화재·정전이나 데이터센터 장애에도 금융거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전산 인프라 방어선을 넓히고 있다. 장애 발생 자체를 막는 데 집중했던 금융 IT 투자가 어느 한 구간에 문제가 생겨도 금융거래를 지속할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전산센터 전력과 대외연계 시스템의 재해복구 체계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전산전용 UPS 교체를 추진한 데 이어 외부기관과 거래·데이터를 연계하는 대외 멀티채널통합(MCI) 시스템의 재해복구 성능 확보에도 착수했다. 전산센터 내부의 전력 장애부터 외부기관과 연결되는 시스템 장애까지 금융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함께 낮추는 것이 골자다.
수협은행은 전산전용 UPS의 '무정전 교체'를 추진한다. 실제 전력 부하를 다시 산정하고 UPS 철거·반입 과정에서도 전원 공급이 이어지도록 하는 한편 전력설비를 원격에서 감시할 수 있는 체계도 정비한다.
대외연계 구간의 방어력도 높인다. 대외MCI는 은행 내부 시스템과 외부 금융·공공기관 사이에서 거래와 데이터를 연계하는 시스템이다. 은행 내부 전산망에 문제가 없더라도 이 연결구간이 멈추면 일부 금융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수협은행이 전산센터 내부 설비에서 실제 금융거래가 오가는 외부 접점까지 재해복구 범위를 확대하는 이유다.
다른 시중은행은 데이터센터 단계에서 서비스 연속성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재해복구(DR) 실효성 강화와 멀티데이터센터 확보 전략을 추진한다. 기존 재해복구 체계를 점검하고 복수 데이터센터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정 센터에 의존하는 위험을 낮추는 방향이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제2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 기존 김포 통합IT센터와 새 센터를 동시에 활용하는 액티브-액티브 구조를 적용하고, 장애 영향을 회피하는 재난회피(DA)형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여의도 DR센터 기능도 새 센터가 대체할 예정이다.
금융당국도 전산센터 화재나 시스템 마비 상황에서 실제 서비스가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주요 점검 대상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재난대응 훈련에서 전산센터 화재와 시스템 마비를 가정해 재해복구센터, 백업시스템, 데이터센터 이중화와 실제 시스템 복구·서비스 연속성을 점검했다. 당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등을 계기로 기반 시설 인프라 중요성이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전산 인프라는 전원-대외연계-데이터센터를 각각 따로 보호하는 방식에서 금융거래 전체 경로를 끊김이 없이 연결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장애가 발생한 뒤 얼마나 빨리 복구하느냐를 넘어 장애가 발생해도 고객의 금융거래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은행 IT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