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이 올해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신약 상업화와 허가, 후속 후보물질 임상 성과를 동시에 검증받는다. 담관암 신약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의 미국 허가에 이어 유럽 허가 심사 준비에 나섰고 간암 신약 허가 재도전을 앞뒀다. 신경영양성각막염 치료제와 차세대 세포치료제 임상 결과 발표도 앞두고 있어 신약 개발사로서 역량을 재확인하는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를 올해 4분기 중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3일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재배열이 있는 이전 치료 경험의 절제불가능한 국소 진행성·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이 약을 승인했다.
미국에서 확보한 허가 성과를 유럽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도 본격화됐다. 엘레바는 지난달 14일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데 이어 이달 1일 본심사 개시를 통보받았다. 추가 자료 요구 대응과 최종 심사 절차를 앞뒀다.
회사는 리픽투가 미국 허가를 받은 이후 실제 처방과 매출 확대 준비에도 나섰다. 현지 보험 등재, 의료진 대상 네트워크 확대와 병원 영업 등으로 실제 처방건수를 늘려야 매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HLB의 다른 핵심 신약 중 하나인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은 제조시설 이슈가 해결된 만큼 허가 재신청이 주요 이슈다. 리보세라닙 완제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FDA 정기 제조·품질관리 실사가 '자발적 시정조치 권고'(VAI)로 마무리돼 리스크를 해소했다. 엘레바는 항서제약과 신약허가신청(NDA) 재제출 자료를 준비하는 등 다시 한번 FDA 승인에 도전한다.
올 연말에는 후속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HLB테라퓨틱스의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는 희귀 퇴행성 안과질환인 신경영양성각막염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 'RGN-259'의 글로벌 임상 3상(SEER-2) 결과 발표를 앞뒀다. 8월 환자 대상 임상 절차를 종료했으며 다음 달 중순 경 톱라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별도로 실시한 유럽 임상 3상 'SEER-3'에서는 투약군과 위약군의 완치율 차이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SEER-1은 환자 수 부족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SEER-2의 유효성·안전성 결과와 기존 시험을 종합한 허가 전략이 후속 개발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HLB이노베이션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는 12월 열리는 미국혈액학회(ASH)에서 재발·불응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등 혈액암 치료를 위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SynKIR-310'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지난 4월 공개한 임상 1상 초기 데이터에서는 여포성 림프종 환자(70세 남성)가 가장 낮은 용량 단계에서 SynKIR-310을 투여받은 후 28일 만에 완전관해(CR)에 도달했다.
HLB는 리픽투가 FDA 관문을 넘은 만큼 앞으로 이어질 간암 신약 허가 성과와 차세대 후보물질들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사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HLB그룹 관계자는 “선박 제조사였던 HLB가 2007년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후 19년 동안 바이오 신약 개발에 투자한 결과 리픽투로 성과를 처음 인정받았다”며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순조롭게 이행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