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연산도, AI 학습도 하나의 반도체로”…GIST, 두 가지 메모리 기능 갖춘 반도체 소자 개발

전압에 따라 두 가지 메모리 방식으로 작동하는 반도체 소자의 구조와 특성.
전압에 따라 두 가지 메모리 방식으로 작동하는 반도체 소자의 구조와 특성.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강동호 반도체공학과 교수팀이 하나의 반도체 소자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메모리 기능을 선택적으로 활용해 논리 연산과 인공지능(AI) 학습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반도체 회로는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를 여러 개 연결해 만든다. 일반적으로 트랜지스터는 정해진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트랜지스터가 여러 역할을 수행하도록 동작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재구성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필요한 소자 수를 줄이고 제한된 공간에 더 많은 기능을 집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재구성 반도체는 주로 한 가지 메모리 방식에 의존해 왔다. '논리 연산'에는 전류가 흐르는 상태를 폭넓게 바꾸고 유지하는 특성이, '인공지능' 학습에는 전류의 세기를 반복적으로 조절하는 특성이 필요해 두 기능을 함께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왼쪽부터 강동호 교수,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손현창 석박사통합과정생, 이승빈 석사.
왼쪽부터 강동호 교수,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손현창 석박사통합과정생, 이승빈 석사.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두 가지 메모리 방식의 장점을 하나의 소자에서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착안했다. 원자 수준으로 얇은 반도체와 절연체, 강유전체 물질을 층층이 쌓아 올려 높은 전압에서는 플로팅 게이트 메모리가, 낮은 전압에서는 강유전체 메모리가 주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활용해 실제 소자에서 입력된 전기 신호를 반대로 바꾸거나 그대로 전달하는 동작을 확인했다. 이어 실제 측정값을 바탕으로 6개의 트랜지스터를 연결한 회로를 컴퓨터에서 구현해 작동을 시험했다. 그 결과, 회로의 연결을 바꾸지 않고도 각 트랜지스터의 상태를 조절해 입력된 전기 신호의 조합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내는 6가지 논리 연산을 수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AI 학습에 활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제 소자에서 측정한 전류 조절 특성을 신경망의 연결 강도에 반영하고 손글씨 숫자 인식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0부터 9까지의 숫자를 약 90%의 정확도로 구별했다.

강동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두 가지 메모리 기능을 바탕으로 향후 실제 회로에서 논리 연산과 인공지능 학습 기능을 함께 구현하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소자의 집적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