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보안 전문기업 유클리드소프트(대표 박주한)가 중소기업의 데이터 보호와 업무 연속성 확보를 위한 랜섬웨어 대응 솔루션 '곳간(GOKGAN)'을 올해 안에 정식 선보일 예정이다. 곳간은 문서 암호화부터 자동 백업, 랜섬웨어 감염 이전 상태로의 복구까지 하나의 PC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더라도 기업의 중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실효성 있는 데이터 보호 체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접수된 랜섬웨어 피해 신고는 총 274건으로, 이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공격자가 원본 데이터뿐 아니라 백업 자료까지 겨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해외 조사에서는 랜섬웨어 공격의 96%가 백업 저장소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으며, 금전을 지급한 이후에도 모든 데이터를 복구한 기업은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 보안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백신 프로그램이나 담당자의 수동 백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클리드소프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보안 제품과 차별화된 방식을 곳간에 적용했다. 공격 자체를 차단하는 데 무게를 둔 안티랜섬웨어 제품이나 초기 구축에 수천만 원이 소요되고 별도 운영 인력이 필요한 문서보안·문서중앙화 시스템과 달리, 합리적인 구독 비용으로 데이터 유실 위험을 최소화하는 보호 체계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곳간의 주요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며, 그중 첫 번째는 문서의 전주기 자동 암호화다. 사용자가 파일을 저장하면 별도의 조작 없이 암호화가 이뤄지고, 문서를 확인할 때는 기존과 동일하게 더블클릭으로 실행할 수 있다. 문서 작성과 공유, 열람, 삭제에 이르는 과정에서 암호화 상태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엑셀 파일로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 일반 기업은 물론 환자 개인정보와 진료 자료를 PC에 보관하는 중소형 의료기관도 기존 업무 방식을 유지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상 암호화 조치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파일이 외부로 유출되더라도 복호화에 필요한 키가 기업 서버에 보관돼 있어 무단 열람을 제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정보 공개를 빌미로 추가 금전을 요구하는 이중 협박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 백업은 랜섬웨어가 손대지 못한다. 문서를 저장할 때마다 저장 시점별 버전이 회사 백업 저장소에 자동으로 쌓인다. 저장소는 '추가만 가능'한 구조여서 랜섬웨어가 침투해도 이미 쌓인 백업을 암호화하거나 지울 수 없다. 백업을 사람이 챙기지 않으니, 담당자가 바뀌면 백업이 멈추는 중소기업의 고질적 문제도 사라진다.
복원은 쓰던 자리 그대로다. 사고가 나면 관리자가 감염 전 시점을 지정해 직원별로 원래 폴더와 파일 이름 그대로 되돌린다. 새벽에 감염돼도 아침 몇 번의 조작으로 전 직원이 전날 작업하던 자리에서 업무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셋째, 이상 징후 탐지는 중소기업 업무 패턴에 맞췄다. 직원·PC별 평소 사용 패턴을 학습한 뒤 단시간 대량 열람·변경, 평소 가지 않던 폴더 접근, 중요 문서 반복 열람, 퇴사 전 비정상적 자료 내려받기, 보호 기능이 꺼진 PC 등 벗어난 행위만 관리자에게 알린다. 업무를 차단하지 않고 관찰·보고하는 방식이어서 보안 때문에 일이 멈추지 않는다. 운영은 관리자 한 명이 웹 화면에서 할 수 있다.
곳간은 현재 베타버전 단계다. 유클리드소프트는 자사 전 직원 PC에 먼저 적용해 수만 건의 문서를 저장 시점별 버전으로 보관·운영하고 있으며, 이 경험과 베타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AI Festa 26'에서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개발은 화이트해커 중심의 'SecuAI팀(김진우팀장)'이 맡았다. 유클리드소프트는 '2026 사이버공격방어대회(CCE 2026)'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국내 기업 최초로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취약점을 연계하는 고난도 공격 기법 '풀체인 익스플로잇' 구현에 성공해 구글 취약점 보상 프로그램에서 25만달러 보상 결정을 받았다. 공격 수법을 가장 잘 아는 팀이 '공격이 성공해도 잃을 것이 없는 구조'를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유클리드소프트의 AI 보안 라인업은 곳간 이전부터 준비돼 왔다. AI 모델 보호 솔루션 'SecuAI Runtime'과 AI 서비스 취약점 진단 'SecuAI Guard'는 이미 출시됐고, AI 에이전트가 모의 공격을 수행해 방어 역량을 높이는 'SecuAI Arena'는 현재 알파버전 테스트를 거쳐 올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SecuAI Arena 알파버전도 함께 공개했다.
박주한 유클리드소프트 대표는 “중소기업은 거래처 명부와 설계도면, 연구 데이터가 회사의 전부인데 이를 지킬 인력도 예산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직원은 쓰던 대로 일하고 보호·백업·복구는 시스템이 알아서 하도록, 자사 전 직원 PC에 먼저 적용해 가며 다듬었다”고 말했다. 이어 “랜섬웨어에 걸리지 않게 해주겠다는 약속은 누구도 할 수 없지만, 걸려도 잃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은 구조로 증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클리드소프트는 곳간 정식 출시와 기능 고도화를 거쳐 데이터 보호·복구부터 AI 모델·서비스 보안까지 아우르는 라인업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