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알뜰폰, 이통 자회사 가입자 앞섰지만…질적 성장은 과제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독립계 중소 알뜰폰(MVNO) 가입자가 지난해 이동통신 3사 자회사를 추월한 이후 올해까지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알뜰폰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생소하더라도 더 낮은 요금제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었다. 다만 영세 사업자가 난립한 구조 탓에 서비스 역량이 부족해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개선이 과제로 꼽힌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11만9000명이던 중소 알뜰폰 가입자수는 올해 7월 506만1000명으로 62.2% 늘었다. 알뜰폰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1%에서 48.2%로 커졌다.

반면 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등으로 대표되는 이통 자회사 알뜰폰 5개사 가입자는 같은 기간 368만9000명에서 493만2000명으로 33.7% 증가에 그쳤다.

2022년 이통 자회사에 57만명 뒤졌던 중소 알뜰폰은 지난해 말 기준 499만2000명으로 이통 자회사(483만명)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정부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알뜰폰 2.0' 정책을 통해 중소 사업자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 알뜰폰 전파사용료 감면율을 50%에서 90%로 높이는 전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연간 250억원의 원가 부담을 덜어 주고 데이터 안심옵션(QoS)도 도매 제공하도록 했다. 적자 해소와 가격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회도 중소 알뜰폰 육성을 위해 대기업 자회사 견제에 나섰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영세 독립계 사업자 보호와 공정경쟁을 명목으로 이통 자회사의 경품 영업을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서울 서대문구 알뜰폰스퀘어에 붙은 알뜰폰 홍보물.
서울 서대문구 알뜰폰스퀘어에 붙은 알뜰폰 홍보물.

이처럼 독립계 알뜰폰의 시장 영향력은 늘고 있지만 내실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기정통부의 알뜰폰 사업자 영업손익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59개사 중 27곳이 영업적자며, 35곳은 가입자가 10만명에 못미친다. 영세 사업자 34곳 중 11곳은 고객센터 인력이 3명 이하로 서비스 경쟁력이 취약하다.

정부는 지원과 책임을 연계해 질적 성장을 유도한다. 전파사용료 감면율을 높이되,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보호 규정과 정보통신망법상 정보보호 규정을 어긴 사업자에는 위반 경중에 따라 감면율을 차등 적용한다. 과거 위반 이력과 시정 여부를 따져 가중·감경한다. 고객상담 인력 기준 상향과 휴업·폐업시 이용자 보호조치 강화도 검토한다.

업계에서는 규제와 지원만으로는 중소 진영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본다. 시장 파편화를 벗어나 규모를 갖춘 사업자 중심으로 설비 투자와 합종연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자체 설비를 갖춘 서비스형·독립형 사업자를 3곳 이상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알뜰폰 인프라를 재임대하는 MVNE 허용, 정책금융 연계 설비투자 지원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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