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자녀를 출산한 인플루언서가 머스크 측으로부터 500억원이 넘는 비밀유지계약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계약 제안 사실 자체를 부인해 양측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애슐리 세인트클레어는 최근 인터뷰에서 머스크 측이 자신에게 총 4020만달러(약 534억원) 규모의 비밀유지계약(NDA)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세인트클레어는 2023년 보수 성향 풍자 매체 '더 바빌론 비'에서 활동하던 당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와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후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세인트클레어는 2024년 머스크의 아들 로물루스를 출산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비밀유지계약 제안은 출산 약 두 달 뒤 이뤄졌다. 머스크의 자금 관리인 재러드 버철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삭제되는 메신저 기능을 이용해 계약서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계약 조건은 일시금 1500만달러(약 200억원)를 지급하고 이후 21년간 매달 10만달러(약 1억3400만원)를 추가로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이를 합산하면 총 4020만달러에 달한다.
대신 세인트클레어는 머스크와의 관계를 평생 공개하지 않아야 했으며, 비밀유지 의무는 상속인에게까지 적용되는 조건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알려줄 수 있지만, 다른 자녀를 비롯한 외부에는 관계를 공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세인트클레어가 계약서 서명을 거부하자 버철은 그가 발언권을 무기로 활용하려 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한다. 이에 세인트클레어는 “아이들의 존엄은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라고 맞섰다고 밝혔다.
그는 머스크가 가수 그라임스와 양육권 분쟁을 벌이는 모습을 지켜본 뒤 자신을 보호할 필요성을 느꼈다고도 설명했다. 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 '머스크'에 출연해서는 자신의 경험을 공개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를 느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해 4월 머스크 측이 세인트클레어에게 관계 비밀 유지를 조건으로 거액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계약 제안 이후 양측은 친자 확인과 양육권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머스크는 엑스를 통해 “그녀에게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세인트클레어 역시 계약 제안 과정에서 머스크와 직접 대면하거나 대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계약 제안 여부와 구체적인 조건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