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2030년 대일 수출 350억달러”… 韓日 경제협력 지평 넓힌다

강경성(왼쪽 네 번째) 코트라 사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트라)
강경성(왼쪽 네 번째) 코트라 사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트라)

코트라가 대일 수출 품목을 소비재에서 비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녹색에너지까지 넓히고, 진출 무대를 일본 지방 소도시와 제3국으로 확대한다. 회복세에 접어든 대일 수출을 2030년까지 350억달러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코트라는 14일부터 사흘간 일본 후쿠오카에서 '2026 일본지역 무역투자확대 전략회의'를 열고 수출품목 다변화·지역성장 기여·제3국 협업 등 한일 협력 전략을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 회의에는 도쿄·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 등 일본 4개 무역관장이 참석했다.

대일 수출은 2023년 290억달러, 2024년 296억달러, 2025년 283억달러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면 올해는 1~8월 21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2% 늘며 반등했다. 코트라는 이 반등세를 이어갈 첫 카드로 소비재를 꼽았다.

대일 소비재 수출은 K뷰티가 이끌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4년 연속 1위(2025년 점유율 30.8%)를 차지했다. 코트라는 이 성공 공식을 화장품·식품·생활용품·패션·의약품 등 5대 소비재 전반으로 확산하고, 일회성 행사 대신 입점부터 매대 안착, 재구매까지 연중 지원하는 '메가수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신성장 품목으로는 의약품을 키운다.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32%에 그치는 일본의 공급망 다변화 수요를 겨냥해 2028년 수출 10억달러 돌파를 추진한다. 대일 의약품 수출은 2015년 3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4000만달러로 10년 새 90% 증가했다.

비반도체 소부장 협력도 강화한다. 일본 정부는 인공지능(AI)·반도체·조선·바이오 등 17대 전략 분야의 민관 투자 규모가 2040년까지 370조엔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는 한일 전략산업의 접점을 찾아 조선·기계·로봇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달 27~28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한-일 조선기자재 기술교류회'에서는 국내 조선기자재 기업 40개사가 일본 대형 조선소와 친환경 엔진·스마트 선박 분야 기술협력 상담을 벌인다.

녹색에너지 분야에서는 일본 녹색전환(GX) 시장을 공략한다. 일본은 올해 4월 GX 배출권거래제(GX-ETS)를 본격 가동해 산업계 탈탄소를 의무화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페로브스카이트 등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대·중소기업과 일본 종합상사·발전사가 함께하는 컨소시엄형 동반진출 모델을 만든다.

지역 협력 범위도 확대한다.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 대형 유통망에 집중됐던 K소비재 판로를 일본 지방 소도시로 넓힌다. 일본 구매력의 55%가 소도시권에 분포하는 점을 고려해 170여건에 이르는 한일 자매·우호도시 교류를 판촉전·상담회 등 경제 프로그램으로 전환한다. 투자유치는 국내 '5극 3특' 권역별 전략산업과 일본 투자가를 매칭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인력난을 겪는 일본 지자체와 국내 스타트업도 잇는다.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2040년까지 1100만명의 인력 부족이 예상된다. 코트라는 지자체 현장의 AI 전환(AX) 수요에 맞춰 국내 스타트업의 현지 실증(PoC)부터 후속 계약까지 지원한다.

진출 방식은 온라인과 제3국으로 다변화한다. 2024년 기준 26조엔 규모인 일본 기업·소비자 간(B2C)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큐텐·아마존재팬·라쿠텐 등 3대 플랫폼과의 협업을 정례화하고, 온라인 수출품목을 K뷰티에서 리빙·식품·펫 등으로 넓힌다. 8월 말 큐텐과 도쿄 시부야에서 열흘간 운영한 K뷰티 팝업스토어에는 약 2만5000명이 방문했고, 참가 6개사 매출은 5766만엔으로 전월 같은 기간보다 434.4% 늘었다.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거점과 연계한 '한일+α' 제3국 동반진출도 본격화한다. 15일 도치기현 혼다 R&D센터에서 열린 '2026 인사이드 혼다'에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배터리·열관리 분야 국내 30개사가 참가해 쇼케이스와 기술 발표를 진행했다. 조달은 일본 본사가, 납품은 인도·아세안 등 현지 공장이 맡는 구조에 맞춰 글로벌 생산거점을 갖춘 국내 기업의 혼다 공급망 진입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일본은 경제안보와 공급망 재편의 최전선이자 한류를 바탕으로 K소비재가 일상에 자리 잡은 핵심 시장”이라며 “반도체를 넘어 품목·주체·방식을 다변화해 한일 경제·산업협력의 새로운 60년을 성과로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트라는 올해 한국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1~8월 누적 수출액은 한국이 6936억달러로 일본(약 5174억달러)보다 약 1762억달러 앞섰다.

최성웅 기자 yes@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