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라이제이션은 제2의 제작”…콘진원·넷플릭스, K콘텐츠 글로벌 확장 뒷받침

15일 넷플릭스와 콘진원이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에서 패널토크가 진행되고 있다.[넷플릭스 제공]
15일 넷플릭스와 콘진원이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에서 패널토크가 진행되고 있다.[넷플릭스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넷플릭스가 K-콘텐츠의 해외 확장을 뒷받침하는 로컬라이제이션을 단순 번역이 아닌 '제2의 제작'으로 규정하고 전문 인력과 제작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콘진원과 넷플릭스는 1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글로벌 현지화 사례와 제작 노하우를 공유했다.

캐서린 르타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피지컬:100'을 사례로 “한국 콘텐츠의 해외 확장이 완성작 수출을 넘어 포맷과 제작 경험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판은 공개 첫 주 25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4위에 올랐고, 이탈리아판은 27개국 톱10에 진입했다. 한국 원작에는 16개 언어, 이탈리아판에는 13개, 멕시코판에는 10개 언어 더빙이 지원됐고 자막은 최대 32개 언어로 제공됐다.

르타트 디렉터는 “자막과 더빙은 부차적인 작업이 아니며 사실상 '제2의 제작'”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현재 36개 언어 더빙과 33개 언어 자막 제작 역량을 갖추고 전 세계 122개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다. 한 언어의 더빙 제작에 통상 50~60명이 참여한다.

시청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산더르 반 데르 풀 디렉터는 “유럽 주요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 시청시간의 80~90%가 더빙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있”다며 “젊은 세대의 멀티태스킹이 시청 습관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막 중심 시장에서도 다른 일을 하면서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더빙을 택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AI 번역·더빙 확산에 대해서도 “AI는 크리에이터와 전문가의 작업을 지원하는 도구이지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세련됨과 감정 표현은 사람이 재현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컬라이제이션은 기술이면서 동시에 예술”이라며 실제 전문가와의 협업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어 특유의 유머를 살리는 것도 과제다. 존 드미타 UCAN 글로벌 영어 프로덕션 시니어 매니저는 “농담을 지나치게 설명하면 재미가 사라진다”며 원작자의 창작 의도와 감정을 최대한 유지하되 현지 시청자가 이해하고 웃을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번역가와 성우, 연출자뿐 아니라 원작 문화와 창작 의도를 이해하는 전문가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콘진원과 넷플릭스는 2024년부터 '프로덕션 아카데미'를 공동 운영해 현재까지 3000명 이상의 방송영상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구경본 콘진원 콘텐츠기반본부장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도록 돕는 전문 로컬라이제이션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