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창업도시, 숫자보다 성공 중요”…대전서 성공모델 모색

대전 창업도시 현장 간담회…138억원 투입해 기술사업화 지원
540억원 지역성장펀드 조성·창업인재 1000명 양성 추진

대전이 대한민국 대표 딥테크 창업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창업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올해 초 75개 유망 창업기업에 138억원을 지원하고, 540억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해 기술사업화부터 투자 유치, 지역 정착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정부는 대전을 지역 창업도시의 첫 성공모델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5일 대전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이소영 장관과 허태정 대전시장, KAIST,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올해 상반기 대전·대구·광주·울산 등 4개 도시가 창업도시로 선정됐는데, 그중에서도 대전이 가장 앞서 나가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부가 창업도시를 10개, 20개 지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창업이 활성화되고 성공 사례가 만들어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3주 동안 전국 각 지역에서 추가 창업도시 선정과 관련한 요구와 기대가 얼마나 큰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지역 창업도시가 제대로 활성화돼 청년들의 창업과 성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은 KAIST와 충남대, 대덕연구개발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풍부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춘 국내 대표 과학기술 도시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순위는 세계 296위로 비수도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4월 대전을 창업도시로 선정하고 지역의 연구개발 역량을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간담회'에서 현장 건의사항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간담회'에서 현장 건의사항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대전시는 이날 간담회에서 '혁신 기술이 유니콘 기업이 되는 글로벌 창업도시'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기관, 투자기관, 대기업 등 24개 기관이 참여하는 창업도시 추진단을 구성하고, 인재 양성부터 기술사업화, 투자, 실증, 지역 정착까지 연계하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국방·우주, 인공지능(AI)·로봇, 바이오·신약 등 3대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유망 창업기업 75개사를 집중 육성한다. 올해 총 138억원 규모의 사업화 자금을 투입해 기술 개발과 제품화, 실증,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창업기업의 참여 열기도 높다. 올해 대전 창업패키지에는 509개 기업이 신청해 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정보통신 분야가 244개사로 가장 많았고 바이오·의료·생명 분야가 100개사로 뒤를 이었다.

대전시는 앞으로 혁신 창업인재 1000명을 양성하고 540억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 대기업과 상장기업, 공공기관 등과 협력해 스타트업의 기술 실증과 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296위인 글로벌 창업생태계 순위를 2030년까지 10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전국 지방정부가 창업도시 선정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역이 처한 위기와 간절함이 반영된 것”이라며 “창업도시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은 이미 한발 앞서 나가고 있는 도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창업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에서 여덟번째)과 허태정 대전광역시 시장(왼쪽에서 여섯번째)이 1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에서 여덟번째)과 허태정 대전광역시 시장(왼쪽에서 여섯번째)이 1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유동현 예비창업자는 창업 초기 단계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유 예비창업자는 “모두의 창업 등 정부 지원으로 창업 문턱은 낮아졌지만, 실제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사무실 확보나 법인 설립 절차 등 초기 창업자가 겪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정보와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강남에 위치한 팁스타운 등을 중심으로 초기 창업생태계가 형성돼 있지만 대전은 아직 창업자들이 모이고 교류할 수 있는 거점이 부족하다”며 “선배 창업자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법인 설립 단계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체계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박상욱 더로보틱스 기술이사는 “대전의 우수 인재들이 높은 연봉과 좋은 인프라를 찾아 수도권과 해외로 유출되면서 지역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청년 인재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실리콘밸리와 같은 창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은 사업 과정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 지원사업은 당초 사업계획 변경이 쉽지 않다”며 “사업 방향 변경이나 과제 기간 연장 등을 유연하게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 장관은 “창업도시는 중기부나 지방정부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연구기관, 투자사, 대기업 등이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라며 “지역의 강점이 실제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기부는 이달 중 창업도시 6곳을 추가 선정하기 위한 공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국 창업도시를 10곳으로 확대하고 지역별 특화산업과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창업거점을 확충할 방침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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