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극3특 성장엔진의 산업지도가 그려졌다 해도 이를 현실의 대규모 투자로 끌어내지 못한다면 공허한 청사진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핵심 열쇠로 '실행력'을 꼽았다. 과거 균형발전 사업이 실패했던 가장 큰 맹점은 각 중앙부처가 제각기 예산을 쥐고 파편적으로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산업 육성과 인재 양성,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 등 부처별 칸막이에 갇혀 개별 공모와 일률적인 잣대로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정작 지역 현장에서는 사업이 겉돌며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
정부는 이러한 비효율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5극3특 권역별 성장엔진에 범정부 역량을 총결집하는 '7대 정책패키지'의 통합 구조를 짰다. 이 정책패키지는 크게 기업의 성장을 직접 돕는 '경제권 성장 5종 세트'와 이를 뒷받침하는 '생활권·행정 기반'으로 나뉜다.
첫 번째 핵심은 '맞춤형 인재 양성' 패키지다. 기업이 지방 이전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초광역 라이즈(RISE) 체계를 가동한다. 단순히 대학에 예산을 주는 것을 넘어, 특성화 대학원 집중 육성, 협약형 특성화고 지정 등 첨단 기술 인재와 현장 실무 인재를 맞춤형으로 길러내는 투트랙 시스템을 구축한다.
두 번째는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단번에 푸는 '강력한 규제 완화'다. 권역별 성장엔진 전략산업에 대해 파괴적인 메가 특례를 부여하고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하여 앵커기업의 혁신 활동을 보장한다.
세 번째는 자생력을 키우는 '혁신 지원 생태계' 패키지로, 지역 주도의 '지역 자율 R&D' 체계로 전환하고 핵심 장비와 인프라, 공공조달 우선 구매 혜택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든든한 실탄이 되어줄 재정 및 금융 패키지도 붙는다. 네 번째 '재정 지원' 측면에서는 국가적 대규모 추가 세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총 45조4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했다. 이 기금을 지렛대 삼아 5극3특 지원을 위한 '초광역특별계정(2.8조원)'을 신설하고, 지자체가 꼬리표 없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포괄보조금을 기존 10조6000억원에서 내년도 11조9000억원(150개 사업) 규모로 대폭 확대했다.
다섯 번째 '펀드 지원' 패키지를 통해 총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등 정부 주도 자금의 40% 이상을 비수도권에 의무 할당하고, 동남권 등 권역별로 '가칭 지역투자공사'를 설립해 벤처와 중견기업에 든든한 금융 자본을 수혈한다.
성장엔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채운 뒤에는 정주 환경과 거버넌스를 구축해 완성도를 높인다. 여섯 번째 '생활권 연결과 확산' 패키지다. 광역급행철도(x-TX)와 M버스 거미줄 망으로 60분 대중교통 생활권을 구축하고,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 중심의 응급의료 체계를 묶어 정주 인프라를 수도권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이 모든 혜택을 구속력 있게 보장하는 '초광역특별협약' 거버넌스다. 중앙의 여러 부처와 5극3특 특별지자체, 그리고 앵커기업이 수평적인 테이블에 마주 앉아 다부처 묶음 사업을 일괄 협약함으로써, 기획부터 실행까지 부처 칸막이 없는 완벽한 원스톱 행정 체계를 구현해 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실행 체계도 이미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9월 출범한 '지방주도 성장엔진 협의회'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는 연내 각 지자체의 구체적인 성장엔진 육성계획 수립이 완료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