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T 인수 2년 맞은 SK바이오사이언스…글로벌 백신 사업 확장 기반 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송도 본사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송도 본사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를 인수한 지 2년이 됐다. 국내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개발·생산 역량과 유럽 사업 기반을 확보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인수 이후 IDT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양사의 공동 프로젝트가 구체화하면서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 전략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10월 독일 클로케 그룹으로부터 IDT 지분 60%를 인수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1921년 설립된 IDT는 백신과 바이오의약품의 개발·생산, 무균 충전 등 다양한 분야의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백신 사업에 글로벌 CDMO 사업을 결합해 매출 기반을 넓히고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인수 2주년을 맞은 현재 주목할 만한 변화는 IDT의 실적 개선과 양사 간 사업 협력이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IDT는 2025년 매출 4657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7% 증가했으며,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기존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강화와 생산 공정 효율화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IDT 인수 이후 사업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CDMO 사업은 고객사의 개발 일정과 생산 수요, 설비 가동률 등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고객 기반과 지속적인 수주 확보가 중요하다. 인수 이후의 실적 개선을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가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 인수를 통해 기대했던 효과 역시 단순한 외형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생산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고 고객사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IDT의 흑자 전환은 긍정적인 출발점으로 평가되지만, 장기적으로 인수 시너지를 입증하려면 사업 규모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함께 이어져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백신 개발·상업화 역량에 IDT의 글로벌 CDMO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백신 산업에서는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품질 기준에 맞춰 공급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상업 생산 단계로 진입하려면 생산 공정 확립과 품질 관리, 제조시설 확보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개발 역량과 생산 인프라를 함께 확보하면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IDT는 백신 원액과 완제 생산, 무균 충전 등 바이오의약품 제조 분야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러한 기반을 활용해 자체 제품의 생산 연계를 추진하는 동시에 외부 고객사의 위탁개발생산 프로젝트를 확대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 특히 독일에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은 유럽 바이오의약품 시장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생산시설을 확보한 것만으로 시장 확대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성과를 내려면 고객사 확보와 생산시설 가동률 제고, 품질 경쟁력 유지, 프로젝트별 수익성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IDT가 보유한 생산 역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고객사와 프로젝트를 확보하느냐가 인수 이후 성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수 이후 양사 협력은 글로벌 백신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IDT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보건·디지털 집행기구(HaDEA)가 주관하는 차세대 백신 개발 사업의 1단계 과제에 참여했다. 과제는 고령자용 고면역원성 계절 독감백신과 팬데믹 독감에 대응하기 위한 패치형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유럽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에 양사의 개발·생산 역량을 결합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볼라 백신 분야에서도 협력이 진전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6년 3월 글로벌 제약사 MSD, 힐레만연구소와 추진 중인 2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IDT와 완제 위탁개발 및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원액 생산을, IDT는 완제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다.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양사의 역할을 나눠 수행하는 구조다. IDT 인수를 통해 확보한 생산 역량이 실제 글로벌 백신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 프로젝트는 양사 협력이 단순히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관계를 넘어 개발과 생산 역량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IDT 바이오로지카
IDT 바이오로지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장기적인 과제는 IDT를 통해 확보한 글로벌 생산 기반을 자체 백신 사업과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자체 백신 생산 연계가 확대되면 생산 역량 활용도를 높일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동시에 외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CDMO 사업을 성장시키면 특정 제품이나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실제 생산 이전과 상업화, 고객사 수주 및 시설 가동률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는 품질과 생산 역량뿐 아니라 고객사의 개발 일정에 맞춰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신규 프로젝트를 확보하는 것과 함께 기존 고객사와의 계약을 유지하고 생산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IDT 인수 2년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장하고 실적 개선과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결합의 가능성을 보여준 시기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러한 성과를 지속적인 수주와 수익성 확보로 연결하는 데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자체 백신 사업과 글로벌 CDMO 사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구조를 만들어내고, IDT를 글로벌 백신 개발·생산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글로벌 전략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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