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노인 신원 훔쳐 집까지 차지…3년간 리모델링한 美 경찰 '체포'

로더힐 경찰 소속 브라이언 루이스 스구로스(35)와 그가 신분을 도용해 무단 점거한 주택. 사진=Broward Sheriff's Office
로더힐 경찰 소속 브라이언 루이스 스구로스(35)와 그가 신분을 도용해 무단 점거한 주택. 사진=Broward Sheriff's Office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경찰관이 복지 확인 과정에서 발견한 사망자의 집을 무단으로 차지한 뒤 수년간 그의 신원을 도용하며 집을 수리한 혐의로 체포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 로더힐 경찰 소속 브라이언 루이스 스구로스(35)는 공무상 비위, 사망자 신분증 부정 사용, 개인정보 불법 이용, 컴퓨터 사용자 대상 범죄 등의 중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스구로스는 2022년 7월 11일 복지 확인 신고를 받고 데니스 웨스트(71)의 자택에 출동했다. 웨스트는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검시 결과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에 따른 자연사로 확인됐다.

그러나 스구로스는 이후 검시 당국에 자신을 웨스트의 친구라고 소개하고, 웨스트에게 살아 있는 가족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두 사람이 실제로 알고 지냈다는 증거가 없으며, 웨스트에게는 생존한 가족도 있었다고 밝혔다.

스구로스는 웨스트 사망 수주 뒤인 2022년 8월부터 해당 주택을 사실상 점유하기 시작했다. 이후 2025년 2월까지 집을 청소하고 수리했으며, 자신이 최소 21만4000달러를 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웨스트 명의로 부동산세와 공공요금을 낸 것으로도 조사됐다. 민사소송 과정에서는 집이 위험한 상태였고 범죄나 무단 점거를 막기 위해 관리와 수리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 스구로스는 근무 중 사용하는 경찰 전산망을 통해 웨스트의 운전면허 기록을 여러 차례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록에는 주소와 생년월일, 사회보장번호 등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그는 또 웨스트의 신원을 이용해 로더힐시에 주택 수리 허가를 신청한 혐의도 받고 있다. 허가 신청서에는 웨스트의 서명이 위조됐지만 연락처에는 스구로스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해당 주택의 외부 문과 창문 교체 공사를 맡았던 업체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웨스트가 사망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스구로스는 그에게 웨스트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구로스와 배우자는 2025년 2월에는 브로워드카운티 재산평가국에 해당 주택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서류도 제출했다.

사건은 이후 웨스트의 상속인들로부터 집을 사들인 부동산회사가 소유권을 확보하면서 드러났다. 회사 측이 주택을 인도받으려 하자 현장에서 스구로스와 마주쳤고, 그는 결국 열쇠를 넘겨줬다.

다만 스구로스는 자신이 집에 투입한 수리·개선 비용을 돌려달라며 20만달러가 넘는 금액을 요구했다. 올해 2월에는 해당 부동산회사를 상대로 직접 소송도 제기했다.

수사 당국은 스구로스가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차했다는 기록은 물론, 유언검인 절차상 권한을 위임받거나 웨스트의 상속인들과 관계가 있었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부동산회사 측 변호사는 지난 5월 로더힐 경찰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스구로스는 22일 법원에 출석해 2만5000달러의 보석금을 책정받았다. 체포 직후 경찰직에서는 무급 행정휴가 처분을 받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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