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원제약이 독자적인 약물전달 기술을 적용해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체내 흡수율을 최대 3배 이상 끌어올린 경구용(먹는) 당뇨·비만 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글로벌 학회 무대에서 처음 공개한다.
대원제약은 이달 25일부터 28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2026 미국제약과학자협회 연례학술대회(AAPS PharmSci 360)'에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후보물질 'DW5324'의 전임상 및 인체 약동학(PK)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한다고 23일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약 '오젬픽'의 주성분인 펩타이드(아미노산 화합물) 물질이다.
대원제약은 위장관 점막을 통과하기 어려운 거대 분자량 펩타이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분자·지질 복합체를 활용한 독자 경구 플랫폼을 DW5324에 적용했다. 소화기계 환경으로부터 약물을 보호하고 방출 시점을 제어해 위장관 투과 효율과 생체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글로벌 표준 치료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제 '리벨서스(세마글루타이드 14㎎)'와 직접 비교한 인체 약동학 임상에서 우월한 흡수율을 입증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2건의 교차 임상(각 18명, 19명) 결과, DW5324 투여군은 리벨서스 대비 체내 전반적인 약물 노출량(AUC)이 1.90배에서 최대 3.14배까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약효 발현의 지표가 되는 최고혈중농도(Cmax) 역시 최대 2.90배 뛰어올랐다. 앞선 동물실험(비글견)에서도 단회 투여 시 체내 약물 노출이 최대 6.41배 증가한 바 있다.
이번 성과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촘촘한 특허 장벽을 우회했다는 점에서 상업적 가치가 높다. 리벨서스는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핵심 흡수촉진제인 'SNAC'을 사용하며 이를 원천 특허로 보호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SNAC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Non-SNAC) 독자 제제 설계로 특허 회피는 물론 흡수율 한계까지 동시에 극복하는 기술적 기반을 다졌다.
대원제약은 이번 학회 발표 후 제제 최적화 단계를 거쳐 내년(2027년) 중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람 대상 임상에서 통계적 신뢰성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 기술 이전(라이선스 아웃) 논의도 본격 추진한다.
김주일 대원제약 R&D부문장(부사장)은 “이번 발표는 오랜 기간 축적한 제제공학 노하우가 펩타이드 경구화의 특허 장벽과 흡수율 한계를 동시에 풀 수 있음을 입증하는 계기”라며 “제제 추가 최적화로 제품 개발과 글로벌 기술 수출을 가시화하고, 향후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비침습적 약물전달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1958년 설립된 제약사로,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6054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10년간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이어왔다. 국내 시럽·현탁액제 시장 점유율 1위와 호흡기·이비인후과 시장의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현재 아시아와 중남미, 중동 등 세계 45개국에 의약품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연매출 100억원 이상 의약품 12개를 보유하고 있다. 소염진통제 펠루비와 진해거담제 코대원,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일반의약품 감기약 콜대원 등이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에 540억원을 투자해 위식도역류질환·자궁근종·비만 치료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