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인공지능(AI) 및 로봇 기반 공간컴퓨팅 유망 스타트업들이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의 ICT분야 전시회인 대한민국 ICT융합 엑스포(ITCE 2026)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첨단 융합 기술의 단순 시연을 넘어, 375만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상담 실적을 달성하며 지역 혁신 기술의 실질적인 상용화 및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고히 입증했다는 평가다.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최된 'FIX 2026'의 'ITCE 2026)'에서 대구테크노파크와 함께 '로봇기반 공간컴퓨팅 창업지원' 사업 공동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공동관에는 주원, 시델타, 이루비, 에스앤잇 등 해당 창업지원 사업에 선정된 예비창업기업 6개사와 초기창업기업 6개사 등 총 12개 유망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지역 창업 생태계에서 태동한 AI·로봇 융합기술과 공간컴퓨팅 기반의 차세대 제품 및 서비스를 국내외 바이어와 산업 관계자들에게 심도 있게 소개했다. 참가기업 가운데 주원은 AI 공간컴퓨팅 및 재난안전, 무인이동체를 선보였고, 차로보틱스는 지능형 로봇, 시델타는 드론 멀티비전 진단보조 AI 기반 노후 저수지 사전위험관리 플랫폼 등을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개별 기업의 단순 제품 나열식 전시를 탈피했다는 것이다. 협회는 '로봇기반 공간컴퓨팅'이라는 거시적인 통합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관을 기획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첨단 개발용 디바이스를 적극 활용해 기업별 핵심 기술을 입체적으로 소개했다. 직관적인 영상 체험과 라이브 기술 시연을 통해 관람객과 바이어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적용성과 활용 가치를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된 기술의 면면도 화려하다. 재난안전 및 무인이동체 기술을 비롯해 고도화된 AI 영상분석,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자율세차 시스템, 차세대 지능형 로봇, 산업용 디지털트윈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관통하는 다채로운 포트폴리오가 쏟아졌다.

세부적으로는 △식품 제조공정 로봇의 선제적 예방정비를 가능케 하는 3D 공간 매핑 및 AI 기술 △드론 정밀 영상을 기반으로 한 노후 저수지 위험관리 솔루션 △스마트팜을 겨냥한 농업용 수정벌 관리 자동화 시스템 △다양한 기종의 로봇을 통제하는 이기종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 △건설 현장 작업자를 돕는 지능형 AI 모델 △피지컬 AI 기반의 실시간 의사결정 소프트웨어 등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딥테크 기술들이 소개돼 참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기술 우수성은 전시 기간 내내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다. 공동관 운영의 최대 성과는 참여 기업들의 첨단 기술 홍보가 단순한 볼거리 제공에 그치지 않고, 묵직한 비즈니스 기회로 직결되었다는 점이다.
협회가 집계한 기업별 상담 실적 자료에 따르면, 전시회 기간 동안 참여 12개사는 총 88건의 밀도 높은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도출된 상담 금액만 총 375만 달러(약 5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로봇기반 공간컴퓨팅 분야 창업기업들이 보유한 융합 기술과 서비스가 실험실 수준을 넘어, 당장 재난안전이나 제조공정 자동화, AI 영상분석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사업화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방증한다.
협회는 이번 전시에서 발굴된 유의미한 상담 내역과 협력 수요를 바탕으로 발 빠른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단순 상담으로 끝맺지 않고 후속 비즈니스 미팅과 구체적인 기술협력 논의를 지속적으로 연계해, 이번 성과가 실제 납품 계약과 매출 창출, 나아가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사업화 연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행사는 지역 기업들의 시선을 글로벌 무대로 확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는 전시 기간 중 글로벌로봇클러스터(GRC)와의 탄탄한 협력을 기반으로 참여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기술실증(PoC)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현장에서는 글로벌 로봇 산업 핵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참여 기업들의 AI·로봇·공간컴퓨팅 서비스 기술실증 사례가 잇따라 공유됐다. 해외 바이어 및 수요 기업들과 산업별 적용 가능 분야를 논의하며 공동 실증(PoC), 기술 이전 협력, 조인트 벤처 설립 등 지속 가능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창업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제품 기획과 해외 판로 개척을 동시에 지원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생태계 조성의 일환이다.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 관계자는 “이번 공동관 운영은 대구 지역을 거점으로 육성된 로봇기반 공간컴퓨팅 스타트업들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잠재적 가치를 국내외 시장에 각인시킨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하며, “총 88건, 375만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상담 성과가 단순한 숫자에 머물지 않고 실제 기업의 매출 증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기술실증부터 사업화 가속까지 체계적이고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