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못 받은 트럼프, 노르웨이에 “쓰레기 같은 나라”

노르웨이 외무장관 “노벨위원회는 정부와 독립”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노르웨이를 향해 “쓰레기 같은 나라”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노르웨이 정부는 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정부와 독립된 기관이라며 선을 그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주 포트휴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솔직히 노르웨이는 형편없다”며 “실제로 쓰레기 같은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며 “그래서 노르웨이 사람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노르웨이와는 아무 관계도 맺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공개석상과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왔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인권변호사 나비 필레이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9일 국제법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필레이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필레이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등을 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자 발표 이후 이번 결정이 “노르웨이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에스펜 바르트 아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26일 자국 공영방송 NRK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노벨위원회가 독립돼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혹시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을까 봐 다시 한번 알려줬고,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이데 장관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선거 유세 과정에서 나온 정치적 수사로 평가하며 노르웨이가 미국과의 오랜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노벨연구소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 정부와 완전히 독립돼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의회가 임기 6년의 노벨위원회 위원 5명을 임명하지만 수상자 선정은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정부 인사는 1936년부터, 현직 국회의원은 1977년부터 위원을 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르웨이인의 미국 이민까지 언급했지만 새로운 이민 제한 정책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노르웨이 통계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민 1529명이 노르웨이로 이주한 반면 미국으로 이주한 노르웨이인은 1005명이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올리비아 웨일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 진전과 이스라엘·하마스 간 인질 석방 합의 등을 거론하며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특별하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여러 차례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유세에서도 자신이 8개의 전쟁을 해결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다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했다고 언급한 분쟁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 등 일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슬로의 중도 성향 싱크탱크 시비타의 에이리크 뢰케 연구원은 노르웨이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그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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