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결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사고로 뇌 손상을 입은 며느리를 17년 동안 보살펴 온 60대 시어머니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현지 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산둥성 칭윈현에 거주하는 쉬안펑잉(68)씨가 2009년 교통사고로 중증 뇌 손상을 입은 며느리 쉬씨를 오랜 세월 간호해 왔다고 보도했다.
비극은 아들이 결혼식을 올린 지 한 달 만에 찾아왔다. 마을에서 트럭에 부딪힌 며느리는 의식을 잃었고, 식물인간 상태에 놓였다. 신혼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가족에게 큰 시련이 닥친 것이다.
그럼에도 쉬안씨는 며느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우리 아들과 부부가 됐으니 내 딸과 다를 바 없다. 어떻게 외면하고 내버려 둘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쉬안씨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간병이 일상이 됐다. 며느리가 혼자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 먹을 것을 묽게 갈아 한 숟가락씩 떠먹여야 했으며, 식사 한 번에 약 한 시간이 소요됐다.

장시간 누워 있어 피부에 상처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 10회 이상 자세를 바꿔줬다. 배변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며느리의 몸을 씻기는 일부터 혈액순환과 관절 움직임을 돕기 위한 마사지까지 도맡았다.
몸을 보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정서적인 교감도 이어갔다. 집안에서 일어난 일과 마을 소식을 전해주고, 며느리가 평소 즐겨 듣던 음악을 들려줬다. 수시로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어 반응을 이끌어내려 했다.
오랜 간병 끝에 며느리는 마침내 의식을 회복했다. 다만 뇌 손상의 후유증으로 인지 기능은 네 살 어린이 정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쉬안씨는 며느리가 일상생활에 적응하도록 재활 과정도 함께했다. 걸음마부터 다시 연습하고, 스스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동작과 기술을 차근차근 익히도록 도왔다.
꾸준한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었다. 며느리는 이제 짧은 말로 자신의 뜻을 전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간단한 요리도 혼자 할 수 있을 만큼 상태가 나아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향해 “엄마, 좋아”라고 표현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 사연이 전해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쉬안씨를 향한 응원과 존경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이토록 깊은 사랑에 존경을 표한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