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게임 성능을 과장 광고한 삼성전자에 201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고사양 게임 실행 시 최대 성능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숨겨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판단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발열 관리를 위한 정상적인 기능이라며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삼성전자의 기만적인 광고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01억14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갤럭시 S21·S22 시리즈와 갤럭시 탭S8 시리즈다.
삼성전자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해당 제품을 광고하면서 '모바일 게임 경험의 끝판왕', '갤럭시 사상 가장 빠른 칩' 등 게임 성능을 강조했다. 하지만 특정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기기 온도와 관계없이 최대 성능이 제한된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문제가 된 기능은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개별정책이다. 일반적인 GOS가 기기 온도에 따라 성능을 조절하는 것과 달리, 개별정책은 특정 게임 실행 즉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최대 동작 속도를 미리 정해진 수준으로 제한했다.
실제 갤럭시 S22에서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실행하면 CPU 최대 동작 속도는 2.99㎓에서 0.94㎓로, GPU는 818㎒에서 220㎒로 낮아졌다. 각각 본래 최대 성능의 31.4%, 26.9% 수준이다. 성능 제한 대상 게임은 S21 시리즈 82개, S22 시리즈 47개, 탭S8 시리즈 8개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고성능이 필요한 순간에도 사전에 설정된 상한을 넘지 못해 화면 끊김이나 터치 반응 지연, 그래픽 품질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게임 성능을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고려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한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표시광고법상 기만광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과징금은 당초 심사관이 제시한 최대 660억원에서 201억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가 2022년 3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CPU·GPU 최대 동작 속도 제한을 해제하고 게임 퍼포먼스 모드를 도입하는 등 자진 시정한 점이 반영됐다. 공정위는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약하다고 판단해 관련 매출액 약 4조228억원에 부과기준율 0.5%를 적용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제재 근거가 된 성능 제한을 기만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전자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은 “GOS는 사용자의 게임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최적화 기능”이라며 “구체적인 최적화 작동 방식을 광고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만광고로 판단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순간적인 연산 속도 상승을 억제하면 발열을 줄이고 안정적인 게임 성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가 CPU·GPU 최대 속도 제한 비율만 제시했을 뿐 실제 게임 이용 경험을 좌우하는 초당 프레임(FPS)과 안정성에 미친 영향은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제재 대상은 4년 전 GOS로, 문제가 된 개별 최적화 설정은 현재 사용되지 않는다”며 “의결서를 검토한 뒤 소송절차를 통해 표시광고법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