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한민국 인천광역시에서 개막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 장관회의'는 원자력 분야에서 60여년만에 반전되듯 달라진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을 극명히 보여준다.
한국전쟁 직후 극심한 전력난 속에서 국제사회의 원조와 기술 지원을 받아 연구용 원자로를 들여왔던 한국이 이제는 세계 원자력 정책과 기술 협력을 주도하는 리더의 위치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이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과 체코 신규 원전 수주 등을 통해 세계 최정상급 제조·시공·공급망 역량을 입증하며 글로벌 원전 선도 주자로 거침없이 뛰고 있다. 연구용 원자로조차 어깨너머로 배워야 했던 한국이 이제는 '한국형 원전'의 확대를 당당히 선언하는 새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전 세계 산업 환경이 AI(인공지능)란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와중에 열려 이전 다섯차례 회의와 상징성이 다르다. 지금 세계는 AI, 초대형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 팹, 휴머노이드 공장 등 전력 집적 시설과 첨단 인프라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대전환기에 국가·산업적 성패는 그 무엇보다 '안정적 전력 공급'에 달려 있다. 기후위기 속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면서도 폭증하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지속가능하게 감당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 원자력이라는 점은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IAEA 인천 원자력 장관회의는 안전한 원전 기술의 확대는 물론, 소형모듈원자로(SMR)나 해양 원자력 등 용도의 스마트화와 다변화를 논의하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여기서 우리가 한발 앞선 기술력은 물론 거버넌스와 정책 측면에서도 진일보한 목소리와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국가 리더십의 정도에 따라 향후 글로벌 전력 시장과 에너지 안보 지형에서 한국의 입지와 발언권 높낮이도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AI와 미래 첨단 산업에 기초해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차질 없이 펼쳐 나가기 위해선, 안전에 기반한 원전 활용 역량을 높이고 산업 적용 분야를 대폭 확대하는 전략적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고도화된 AI 기술을 원전 현장의 안전·품질 관리에 적극 도입하고 SMR 등 차세대 기술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때다. 확실한 전력 인프라 확충과 원전 생태계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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