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에게 SOOP은 오랜 방송 경험과 사례가 축적된 현장이자, 디지털 환경에서 배우의 연기 수행과 상호작용 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었습니다.”
박명규 연극 연출가는 SOOP이 시청자와 함께 연기를 배우고 다듬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우가 연기한 영상을 코치와 시청자가 함께 살펴보고 의견을 나누면서 기존 연기 수업과 다른 방식으로 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기교육자이자 액션TV 대표, SOOP 스트리머이기도 한 그는 2017년부터 SOOP에서 '액션7(현 채널명)'을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활동했지만, 현재는 SOOP을 중심으로 방송을 진행한다.
박 연출가는 SOOP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유에 대해 “실시간 소통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특성이 제가 추구하는 연기 코칭 방식과 잘 맞았기 때문”이라면서 “연기교육에서는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하는 것만큼이나 배우가 표현하는 순간에 반응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세종대 대학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 '디지털 비대면 배우 수행 구조 연구-SOOP 기반 1인 미디어 메커니즘을 중심으로'를 쓰면서다. 이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비대면 연기교육이 배우의 연기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국콘텐츠학회는 해당 논문에 대해 “비대면 연기 교육이 직면한 '현장성 결여'라는 해묵은 과제를 디지털 플랫폼 특유의 '실시간 상호작용'으로 정면 돌파한 매우 흥미로운 연구”라고 평가했다.
박 연출가는 논문에서 디지털 환경의 비대면 연기 수행을 △피드백 의존에서 자기조절로의 변화 △코치와 배우의 양자 관계에서 시청자가 참여하는 삼자 상호작용 구조로의 확장 △플랫폼을 매개로 한 연기 수행 구조의 재편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했다.
특히 기존 연기교육이 코치와 배우 사이의 '양자 관계'였다면, SOOP에서는 시청자까지 참여하는 '삼자 관계'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논문에서는 이 삼자 구조를 “디지털 비대면 수행 환경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 특징”으로 정의했다.
박 연출가는 “대면 수업에서는 현장에서 배우 표현을 관찰하고 즉각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디지털 환경에서는 실제 연기 장면과 상호작용 과정을 기록하고 다시 살펴보면서 배우의 행동과 표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치와 배우 관계에 시청자 참여가 더해지면 배우 연기를 개인 표현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반응과 상호작용이 연결되는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스트리밍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연기교육의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도 확인했다. 운동선수 출신의 한 배우 지망생은 비대면 연기교육으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주로 '직관'에 의존해 연기했지만 SOOP에서 시청자들이 남기는 의견으로 객관적인 연기를 수행할 수 있었다.
박 연출가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 시공간·비용 문제로 연기교육을 접하기 어려웠던 사람에게는 새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비대면 연기교육 가능성에 주목했다.
박 연출가는 “학위 심사를 받을 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상업적이거나 자극적인 공간으로 보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문화·예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도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