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섰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60억유로(약 9조원) 규모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메타도 최소 200억달러(약 26조9000억원) 조달을 검토한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빅테크의 투자 실탄 확보 경쟁은 오히려 가열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파벳은 유럽 채권시장에서 60억유로 규모 회사채 발행에 착수했다. 채권은 만기 2~19년의 7개 종류로 구성된다. 고정금리 채권 6종과 변동금리 채권 1종이다. 투자 수요는 발행 예정액의 약 2.8배인 170억유로를 넘어섰다.
알파벳이 유로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올해 두 번째다. 지난 5월에도 90억유로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 2월에는 만기 100년의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했다. 이번 조달 자금은 기존 부채 상환을 포함한 일반 기업 운영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메타도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채권을 통해 최소 200억달러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투자 수요에 따라 발행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메타는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에 투자자 설명을 위한 회의를 요청했다. 달러화 채권의 만기는 5~30년, 유로화 채권은 약 4~38년으로 예상된다. 다만 발행 여부와 규모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메타는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약 975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최대 600억달러는 향후 시장에서 주식을 수시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빅테크의 채권 발행 확대는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와 맞물려 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최대 2050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아직 개시되지 않은 임대계약의 향후 지급액도 1305억달러에 달한다. 대부분 데이터센터 관련 계약이다. 메타도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1350억~1450억달러로 전망했다.
투자 부담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 후 하루 만에 12.6% 급락했다. 메타 역시 AI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로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최근 메타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채권시장 의존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자금 조달 여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