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금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프리랜서 대신 수행기업 소속 인력을 상당 부분 요구하는 발주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프리랜서임에도 해당 기업에 속해야 하는 이른바 '반프리'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외부 전문인력을 적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발주·평가구조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프리 계약은 개발자와 근로계약·용역계약을 함께 맺고 보수를 임금과 용역대가로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프리랜서지만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IT서비스 기업에 소속(재직)을 둔다.
업계는 공공·금융 SW 개발 사업에서 투입 인원 전체 혹은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지속 발생하면서 불안정한 '반프리' 계약 상황이 반복됨을 지적한다.
IT서비스 기업 대표는 “중소·중견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는 어려운데, 발주 기관은 수행기업 소속 인력을 요구한다”며 “프리랜서 활용이 불가피한 산업 현실과 발주 조건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전했다.
공공·금융 SW사업은 주로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고, 분석·설계·개발·시험 등 단계마다 필요한 기술과 인원도 달라진다. 기업이 모든 전문인력을 상시 보유하기 어려워 사업별 수요에 맞춰 외부인력을 활용해야 하는 구조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않은 공공·금융 SW사업 발주 과정에서 수행기업이 고용한 인력 구성을 요구하거나 재직증명서와 사회보험 가입자료 등으로 소속을 확인하는 게 현실이다. 상시고용 부담과 자사 인력 요구가 맞물리면서 근로·용역계약을 병행하는 반프리 방식이 이어지는 것이다.
김숙경 KAIST 교수는 “단년도 개발사업이 많고 계약 시점도 늦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필요한 인력을 모두 자사 소속으로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반프리 관행이 생기는 구조적 배경을 살펴보되, 사업 유형과 적용 제도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반프리 관행을 막으려면 프로젝트 단위 인력 수요를 반영하고 외부 전문인력을 적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발주·평가구조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사 인력 중심의 입찰 참여요건 개선을 비롯해 SW프리랜서의 법적 지위 명확화 등 구체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신장호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은 “반프리는 공공 정보화사업의 경직된 발주·계약제도와 인력운용 구조 속에서 불가피하게 형성된 인력활용 방식”이라며 “이를 발생시킨 공공 정보화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보고 합리적인 사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발주처의 입장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책임 있는 업무 처리를 위해 프리랜서보다 해당 회사 재직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 “프리랜서 비중을 높여도 문제가 없다는 납득할만한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