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TLO-기술지주 통합 모델' 주목

특허에서 투자까지 원스톱 지원
유망 딥테크 연구소기업 다수 배출

지난 8월 미국 유타에서 열린 'XPRIZE Healthspan' 시상식에서 박범준 피알지에스앤텍 대표(왼쪽 두번째)가 수상 후 XPRIZE 회장단과 기념 촬영했다.
지난 8월 미국 유타에서 열린 'XPRIZE Healthspan' 시상식에서 박범준 피알지에스앤텍 대표(왼쪽 두번째)가 수상 후 XPRIZE 회장단과 기념 촬영했다.

부산대학교기술지주가 구축한 'TLO-기술지주 통합 운영 모델'이 주목 받고 있다.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는 대학 기술이전 전담조직을 말한다. 'TLO-기술지주 통합 운영 모델'은 대학 산학협력단의 기술 발굴·특허·기술이전 기능과 기술지주회사의 창업·출자·투자·기업육성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시스템이다.

학내 연구 성과를 찾는 직원, 기업을 발굴해 기술 이전을 설계하는 직원, 외부 투자 유치를 검토하는 직원 등이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기술 연구자의 개발 초기 시행 착오를 줄여 주고, 기업에는 성장 단계에 맞는 기술이전, 경영 및 투자 지원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부산대기술지주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기술 발굴에서 사업화 모델 설계, 창업 지원, 투자 연계, 액셀러레이팅까지 원스톱 기술사업화를 추진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대기술지주는 총 358억5000만원 규모의 7개 펀드를 운용하며 105개 창업기업에 투자했다. 투자 기업 총 고용 인원은 2025년 상반기 기준 1106명이고, 후속 투자 유치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2146억원에 달한다. 투자 기업 가운데 7개사는 팁스(TIPS)에도 선정돼 49억원을 추가 지원 받고 있다.

부산대기술지주는 부산연구개발특구 제1호 연구소기업 효원파워텍을 비롯해 29개 특구 연구소기업을 설립했다. 피알지에스앤텍, 타우메디칼, 아덴스라이프사이언스, 아크, 넥스트배터리, 비전파크 등 대표적 자회사 대부분이 부산특구 연구소기업이다.

이러한 수치는 부산대기술지주가 단순 특허·기술이전 지원을 넘어 지역 투자·창업 플랫폼으로 기능이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모델은 딥테크 기업 육성과 성장에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기술지주 자회사이자 부산연구개발특구 연구소기업 피알지에스앤텍은 이 모델을 기반으로 육성한 대표 성공 사례다.

피알지에스앤텍은 소아·성인 조로증을 비롯해 루게릭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신경섬유종증 2형 등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한국산업은행, 벤처캐피털 등 37개 투자사에서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707억원이다.

현재 개발 중인 소아조로증 치료 후보물질 '프로제리닌'은 임상 2a 단계다. 지난 3월 미국 희귀질환 전문 제약사 센틴넬 테라퓨틱스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연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동근 부산대기술지주 대표 겸 산학협력단장
이동근 부산대기술지주 대표 겸 산학협력단장

성장한 딥테크기업의 경험과 인력이 새로운 창업으로 이어지는 '연쇄창업'도 이 모델이 가져온 성과다.

부산대기술지주 자회사 타우메디칼은 카테터 기반 심장질환 치료기기 기술로 성장했고, 성장 과정에서 축적한 의료기기 개발과 인허가 경험을 토대로 2025년 폐 종양 치료기기 분야 신생기업 아덴스라이프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아덴스라이프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호주에서 인체 적용을 위한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10월에는 600여개 기업이 지원한 아시아·태평양 메드테크 이노베이터 프로그램에서 우승하고, 미국 휴스턴 텍사스메디컬센터에 글로벌 거점을 마련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4개 벤처캐피털에서 80억원을 투자 받아 초기 임상과 인허가, 사업화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크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대학발 의료기술을 인공지능(AI)헬스케어 사업으로 확장했다. 김형회 부산대 의대 교수가 설립한 아크는 안저 영상을 AI로 분석하는 실명 질환 진단보조 솔루션 '위스키'를 개발했고, 이를 응용해 안저카메라 '옵티나'와 만성질환 통합관리 플랫폼 '오름'을 개발했다. 지난 3월 시리즈A 투자로 200억원을 유치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스케일업 팁스 특화형'에도 선정됐다.

기술 발굴에서 창업, 투자, 실증, 후속성장으로 이어지는 대학 기술사업화 선순환 구조는 지역 청년과 기업의 성공과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 모델은 입증하고 있다.

이동근 부산대기술지주 대표는 “대학 기술사업화는 기업 설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해당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고 기술이전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때 완성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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