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대신 '한 병'…불붙는 제약사 이중제형 음료 경쟁

대웅제약 흑곰샷
대웅제약 흑곰샷

국내 제약사들이 정제·액상을 한 병에 담은 이중제형 음료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성분 경쟁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건강기능식품·건강음료 시장에서 복용 편의성과 채널 다변화를 앞세워 수요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달부터 남성 활력 제품 '흑곰샷'을 자사 공식몰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제품은 정제는 건강기능식품, 액상은 일반식품으로 꾸려졌다. 1박스 10병들이로 한 병은 액상 30㎖와 정제 2정으로 이뤄졌다. 제품에는 비타민류·아연·아르기닌·블랙마카·흑마늘·복분자 등을 담았다. 중장년 남성 시청층이 두꺼운 유튜브 채널과 협업해 초기 인지도 확보에 나섰으며, 비타민·면역 중심이던 이중제형 제품군 시장에서 남성 활력이라는 새 수요층을 발굴했다.

동국제약은 다이소에서 최초로 이중제형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상단 캡을 누르면 정제가 액상으로 떨어지는 푸시형 이중제형 혼합음료 '마이팝' 3종을 전국 다이소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공급 중이다. 푸룬&식이섬유·홍삼&비타B·발효효소&매실로 꾸려진 제품군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혼합음료로 제품 분류를 낮추고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으로 들어가 가격 문턱을 내렸다.

국내에서 이중제형 시장의 기틀을 다진 기업은 동아제약이다. 2020년 독일 오쏘몰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며 이중제형 제품을 알렸다. 비타민B·C·E와 나이아신, 아연을 담은 '이뮨'으로 출발해 2023년 '바이탈M·바이탈F'로 제품군을 넓혔다.

오쏘몰은 리서치사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조사에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멀티비타민 판매 금액 기준 1위를 3년 연속 기록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백화점·모바일 커머스로 유통망을 넓히며 프리미엄 건강 선물로 이미지를 굳혔다. 현재 국내 이중제형 시장은 독일 오쏘몰이 프리미엄 수요로 물꼬를 트고, 국내 제약사들이 자체 제품으로 뒤따라 채우는 구도다.

오쏘몰 바이탈 m·f .
오쏘몰 바이탈 m·f .

업계가 이중제형으로 눈을 돌린 것은 소비자가 고르는 기준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서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5조9626억원으로 전년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최근 1년 내 구매 경험률은 83.6%로 5년 내 최고치다. 평균 구매액은 오히려 줄었다. 사는 사람은 늘었는데 한 사람이 쓰는 돈은 줄어드는 실속형 소비가 자리잡은 셈이다.

원료 경쟁은 이미 포화 상태다. 홍삼·프로바이오틱스·종합비타민·단일비타민 등 상위 5개 원료가 3조368억원으로 전체 건기식 시장 절반을 차지한다. 성분표만으로는 차이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가족이 함께 먹던 소비가 개인 단위로 옮겨가면서 통 단위 제품보다 1회분 낱개 포장이 유리해졌다. 정제·액상을 한 용기에 담아 물 없이 한 번에 섭취하도록 한 이중제형은 이 변화에 맞춘 구성인 셈이다. 인터넷몰이 71%를 쥔 가운데 대형할인점 등 오프라인 채널이 구매 규모 기준 성장세로 돌아선 점도 균일가 매장 진출로 이어졌다.

같은 이중제형이어도 공략 지점과 식품유형은 갈린다. 중년 남성 활력·생활용품 균일가 매장·프리미엄 선물 수요로 타깃이 나뉘었다. 분류상으로도 오쏘몰은 건강기능식품, 마이팝은 혼합음료, 흑곰샷은 정제만 건강기능식품이고 액상은 일반식품이다.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더 우수한 함량'보다 '원하는 제품'과 적절한 가격대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강관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이중제형 시장도 단순히 성분과 함량을 넘어 섭취 편의성과 차별화된 제품 경험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액상과 정제를 함께 섭취하는 이중제형 제품은 향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 3사 이중제형 음료 시장 공략 현황표.
제약 3사 이중제형 음료 시장 공략 현황표.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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