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루의 한 호텔이 수백 미터 높이의 절벽에 매달린 객실과 아찔한 숙박 방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객실에 들어가려면 약 2시간 동안 암벽을 올라야 하며, 숙박을 마친 뒤에는 집라인을 타고 내려와야 한다.
최근 영국 BBC에 따르면 페루 남부 안데스산맥의 세이크리드 밸리(성스러운 계곡)에 자리한 '스카이로지 어드벤처 스위트'는 계곡 바닥에서 약 365m 높이의 절벽에 투명 캡슐 형태의 객실을 설치한 이색 숙박시설이다.
이 호텔은 잉카 유적과 전통 마을로 유명한 관광지 올란타이탐보에서 약 10㎞ 떨어진 파차르 마을 인근에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객실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다. 투숙객은 안내자와 함께 약 2시간 동안 절벽을 올라야 한다.
절벽에는 철제 사다리와 발판, 안전용 와이어 등이 설치돼 있다. 투숙객들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가파른 바위벽을 오르거나 발아래가 뚫린 와이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일부 구간에서는 200m가 넘는 낭떠러지 위를 지나기도 한다.

직접 호텔을 체험한 BBC 기자 지나는 약 20m 길이의 와이어 다리를 건너며 “내가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이동했다고 전했다. 해발 약 3200m에 이르자 숨까지 가빠졌고, 2시간에 걸친 등반 끝에 식당 캡슐에 도착했다.
절벽에 매달린 캡슐은 투명한 벽과 창문으로 둘러싸여 있어 객실 안에서도 안데스산맥과 계곡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투숙객들은 식당 캡슐에서 페루식 4코스 저녁 식사를 즐긴 뒤 다시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절벽을 따라 이동해 각자의 침실로 향한다.
객실은 천장에 설치된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는 구조다. 내부에는 더블침대 1개와 싱글침대 2개, 창문 6개가 마련돼 있다. 샤워시설은 없으며, 화장실에는 친환경 건식 변기가 설치돼 있다.
호텔의 또 다른 매력은 밤하늘이다. 주변의 불빛이 적어 객실에 누운 채 안데스산맥 위로 펼쳐진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다.
체크아웃 과정도 평범하지 않다. 투숙객들은 아침 식사 후 총 6개의 집라인을 타고 계곡 아래로 내려간다. 집라인 길이는 각각 150~700m이며, 하강에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숙박 요금은 1인당 1640페루솔(약 70만원)로, 쿠스코에서 출발하는 교통편과 암벽 등반 안내, 집라인 이용료 등이 포함된다.
BBC 기자는 “예상보다 훨씬 힘든 경험이었다”면서도 “자연의 고요함과 육체적 도전을 이겨낸 성취감, 환상적인 풍경 덕분에 또 다른 절벽 숙박을 꿈꾸게 됐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