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마음도 훔친 차였는데…테슬라 '사이버트럭' 3년 만에 단종 수순

테슬라의 전기차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사진=AP연합뉴스
테슬라의 전기차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사진=AP연합뉴스

테슬라가 야심 차게 내놓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당초 연간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실제 판매량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 데다, 회사가 자율주행 사업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내년 중반부터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사이버트럭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 공간은 차세대 자율주행 차량인 사이버캡 제조에 활용할 예정이다.

텍사스 오스틴 기가팩토리는 사이버트럭의 특수 부품을 생산하는 유일한 시설이다. 이에 따라 생산 축소는 사실상 모델 단종 수순으로 해석된다. 머스크 CEO 역시 관련 결정에 대해 '한 시대의 끝'이라고 언급했다.

2019년 11월 처음 공개된 사이버트럭은 스테인리스 스틸 외장과 파격적인 각진 디자인으로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주도해온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연간 판매량 50만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시장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복잡한 생산 공정과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출시가 지연됐고, 2023년 말 고객 인도가 시작된 이후에도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동차 데이터 업체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트럭 판매량은 2만237대에 그쳤다. 당초 제시한 연간 판매 목표의 4% 수준이다.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 호불호와 높은 가격, 조립 품질 논란, 잇따른 리콜 등이 수요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생산 축소를 계기로 사업 전략의 무게중심을 전기차에서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으로 옮기고 있다. 사이버캡 양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과 생산에도 역량을 투입하는 모습이다.

앞서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공장의 모델S와 모델X 생산을 중단하고 해당 공간을 옵티머스 생산시설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번 사이버트럭 생산 축소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생산 자원을 자율주행과 로봇 등 차세대 사업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사이버트럭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내놓은 상징적인 모델이었다. 그러나 대량 생산과 대중적 수요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생산 축소라는 결정을 맞게 됐다.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 AI·로보틱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전기차 사업의 우선순위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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