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해법 탐구] 인터넷 업계가 말하는 망중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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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 해법 탐구] 인터넷 업계가 말하는 망중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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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늘면서 데이터망 품질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불만이 늘고 있다. 페이스북에 글 하나 올리려 해도 몇분씩 걸리고, 모바일 메신저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는 한나절이 지나서야 전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가 자사 메신저 메시지를 카카오톡 메시지보다 우선 전송한다면.

 망 중립성은 네트워크를 오가는 각종 콘텐츠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들이 서로 차별받지 않고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가 임의대로 콘텐츠를 통제한다면 인터넷 및 콘텐츠산업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예측가능성 떨어져=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모바일 혁명에 힘입어 최근 우리나라 IT 업계는 오랜만에 혁신과 창업 열풍이 일고 있다. 역량 있는 개발자들이 다양한 창의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접 소비자와 만날 수 있게 됐다. 2000만 가입자 돌파를 눈앞에 둔 카카오톡이나 다음커뮤니케이션 마이피플 같은 앱은 이런 혁신의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앱은 매출 감소를 우려한 통신사들에 의해 차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유료화 검토’나 ‘인터넷전화 차단’ 등이 이슈가 되면서 사용자들 사이에 소모적인 논쟁이 일었다. ‘내가 만든 콘텐츠나 서비스가 언제 차단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비즈니스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특히 신생 벤처기업들의 활동에 더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열린 인터넷, 열린 생태계=이처럼 망 중립성 원칙이 확고하게 세워지지 않으면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건강한 생태계 구축은 어려워진다는 것이 인터넷 업계의 우려다. 비즈니스 불확실성은 생태계 교란의 한 부분일 뿐이다. 공정경쟁이 저해되고 이용자는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잃게 된다.

 이는 결국 혁신을 가로막고 창의성을 억눌러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는 등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터넷은 사용자 선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로 출발했고, 이러한 인터넷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망 중립성 원칙에 기반해 콘텐츠와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란 주장이다. 한종호 NHN 이사는 “네트워크 개방 정도는 산업과 경쟁의 기본 구조를 결정하고 혁신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투명하고 차별 없는 인터넷=모바일 인터넷 중심으로 IT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유선 인터넷 중심 망 중립성 논의도 일부 변화하고 있다. 유선망과는 다른 무선망의 기술적, 환경적 특징이 있기 때문. 하지만 투명성과 접속 차단 금지, 불합리한 차별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망 중립성 핵심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인터넷 업계의 요구다.

 이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인터넷의 개방성과 자율성 유지를 위해 채택한 망 중립성 고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운영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개로 합리적 선택과 경쟁을 촉진하고, 합법적인 콘텐츠나 서비스의 접속을 차단하는 것을 막아 네트워크사업자의 영향력이 콘텐츠 시장에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 또 합법적인 트래픽 전송에 대해 불합리한 차별을 가할 수 없도록 했다.

 ◇해외에서도 논의 활발=망 중립성은 해외에서도 첨예한 이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스카이프나 왓츠앱 등 인터넷전화·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추가 요금을 물리지 못 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망중립성법을 통과시켰다.

 네덜란드 통신기업 KPN이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사용 증가로 문자메시지 수익이 줄어 1분기 수익이 안 좋았다”며 인터넷전화나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에게 별도 요금을 매기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고객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신업체가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생활 침해 이슈로 번졌다. 결국 이 같은 움직임이 의회의 망 중립성법안 통과로 이어졌다.

 EU는 지난 2009년 통신 규제지침에 투명성과 서비스 품질(QoS) 등 망 중립성 관련 내용을 보강한바 있다. 2010년 망 중립성 관련 의견 수렴을 시작, 지난 4월 “통신사업자의 부당한 트래픽 관리 우려가 존재하나 현 시점에선 추가 규제 도입 정당성을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관련 이슈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추가 규제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망 중립성 요구가 크다.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초고속인터넷 보급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산업 혁신 등을 위해 망 중립성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작년 12월 투명성, 차단 금지, 불합리한 차별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망 중립성 고시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 상대적으로 망 중립성에 느슨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이나 방법과 절차가 다를 뿐, 망 중립성 보장에 대한 방향성은 같다”고 말했다.

 

 망 중립성 주요 쟁점

 ※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FCC 망중립성 고시 3대 핵심 규칙 : 투명성, 차단 금지, 불합리한 차별금지

 

 해외 주요국 망중립성 법제화 움직임

 미국

 2005년=소비자 및 사업자 권리를 중심으로 한 망중립성 4대 원칙 발표

 2009년 10월=비차별성, 투명성 의무조항을 추가한 망중립성 6원칙 채택

 2010년 4월=FCC의 컴캐스트 제재에 대한 법원의 무효 판결

 2010년 6월=FCC의 ISP 규제권한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추진

 2010년 12월=‘오픈 인터넷 룰’ 채택

 

 EU

 2009년 11월=통신개혁을 통해 유럽지침(FD, AD, USD)상에 투명성, QoS 조건 등 망중립성 관련 내용 보강

 2009년 12월=‘Commission Declaration on net Neutrality’ 채택

 2010년 6월=EU차원의 망중립성 정책방향 자문서 발표

 2011년 4월=프랑스 하원,■‘인터넷과 망중립성 보고서’ 제출받고 망중립성 기본원칙 법제화 진행

 2011년 5월=ISP에 의한 불공정행위 등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예의주시하

 겠다고 공표. 특히, ISP가 경쟁 서비스에 대한 속도 제한, 망 사용 제한 등 단속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