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공생의 지혜를 터득하다

스타트업이 ‘공생’의 지혜를 터득했다. 자본과 노하우가 부족한 같은 처지의 스타트업을 돕는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했다. 독특한 기술을 토대로 다른 스타트업의 사업을 도우며 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 가는 즐거운 실험이다.

파이브락스(대표 이창수)는 게임 스타트업에 모바일 분석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모바일 분석 서비스는 게임 이용자의 성향을 자동으로 파악해 마케팅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솔루션이다.

고객 이벤트나 프로모션에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준다. 게임뿐 아니라 다수의 고객이 이용하는 모바일 서비스라면 모두 활용 가능하다. 이용자 1만명 이하의 스타트업은 파이브락스의 모바일 분석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1만명이 넘으면 종량제로 전환된다.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최근 파이브락스 서비스를 이용한 게임 스타트업 대표는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다양한 테스트나 설문조사로 고객 반응을 알고 개선 방향을 결정하기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서비스를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엔젤들(대표 나승국)은 ‘데모데이’라는 스타트업 지원 포털을 만들었다. 3000개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스타트업 비용 절감과 매출증대를 위한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무료 컨설팅과 대기업과의 사업연계에 이르기까지 초기 스타트업들의 사업고민을 해결해주고 투자유치 기회 확대도 돕는다. 스타트업의 채용, 홍보에도 앞장선다. 수익모델은 대기업과의 제휴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광고가 기반이다.

재능을 사고파는 스타트업인 크몽(대표 박현호)은 아예 ‘스타트업 필수 재능’ 카테고리를 별도로 분류했다. 스타트업이 크몽 재능 장터에서 홍보, 마케팅, 디자인과 같은 사업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다. 예를 들어 홍보 인력을 두기에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크몽에서 ‘보도자료 작성’ 재능을 구입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크몽 ‘스타트업 필수 재능’에서 거래된 누적 거래수가 약 3500건을 웃돈다.

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는 “마케팅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도움을 주고, 우리는 잠재 고객을 늘릴 수 있어 모두에게 득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스타트업끼리 장점을 나누다보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