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듀얼셀 배터리 첫 채택…아이폰8+ 대비 용량 1%↑·원가는 35%↑

애플이 오는 24일 국내에 출시하는 신제품 아이폰X에는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배터리 두 개를 연결한 듀얼셀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에 따라 부품 원가에서 배터리가 가차지하는 비중도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전력소모 요소가 많아 실제 배터리 사용 시간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9일 IT제품 분해 전문 사이트 아이픽스잇(iFixit)에 따르면 아이폰X에는 리튬폴리머 배터리 2개를 가로·세로로 붙여서 'L자' 형태로 구현한 듀얼셀 배터리가 탑재됐다.

아이폰X 배터리 용량은 셀 두 개를 합쳐 2716㎃h(10.35Wh, 3.81V)이다. 아이폰8(1821㎃h)이나 아이폰8 플러스(2691㎃h)보다 크지만 비슷한 시기 출시된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3300㎃h)이나 구글 픽셀2 XL(3520㎃h)보다는 작다.

애플은 지난 2015년 맥북에 각각 다른 크기 배터리를 3단으로 쌓아 용량을 늘린 계단식 배터리를 탑재한 적이 있지만 스마트폰에 다각형 배터리를 채택한 것은 처음이다.

애플 아이폰X 분해도 (사진=IHS마킷)
애플 아이폰X 분해도 (사진=IHS마킷)

아이폰X 메인보드를 기판 두 개를 적층한 형태로 만들면서 차지하는 부피가 아이폰8 플러스 대비 70% 수준으로 줄어든 덕분이다. 내부 공간 구성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남는 공간에 배터리를 더 채워넣을 수 있게 됐다.

듀얼셀 배터리는 두 개의 배터리 셀을 연결하는 구조물이 필요해 부피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내년 출시되는 제품부터는 같은 L자 형태를 구현하더라도 자유로운 형태로 배터리 셀을 집적해 단일 패키지로 구현하는 프리폼 배터리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새 구조를 적용하면서 배터리 부품 단가도 높아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아이폰X 배터리팩 가격은 6달러로 추정된다. 비슷한 용량의 아이폰8 플러스 배터리팩 원가 4.45달러 보다 35%가량 높다.

늘어난 용량 대비 실제 사용시간은 크게 늘지 않았다. 미국 IT매체 톰스가이드가 테스트에서 아이폰X 배터리 지속시간은 10시간 49분으로 아이폰8 플러스 11시가 16분보다 짧았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가 실시한 배터리 지속시간 테스트에서도 아이폰8 플러스가 10시간 35분으로 가장 긴 반면에 아이폰X은 8시간 41분으로 아이폰8 8시간 37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아이폰X 디스플레이 크기가 5.8인치로 5.5인치 아이폰8 플러스보다 크고, 아이폰X에 처음으로 적용된 얼굴인식 기능 페이스ID 등 전력 소모 요인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