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17년간 한우물, 핀테크 분야 韓 '넘버원'되겠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이 본사 알림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석 회장은 좋은 회사를 만들어 국내 B2B 핀테크 분야 1위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이 본사 알림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석 회장은 좋은 회사를 만들어 국내 B2B 핀테크 분야 1위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웹케시그룹 본사에 들어서자 이전보다 한층 밝고 세련된 분위기가 풍긴다. 회사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쳤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직원에게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직원 복리후생을 최우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리모델링도 직원에게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석 회장이 직접 추진했다.

30년 전 부산·경남지역 최대 은행 동남은행 전산팀에 입사한 석 회장은 근무 10년 만에 회사를 나와 금융 정보기술(IT) 전문회사 웹케시를 창업했다. 부산에서 출발한 웹케시는 창업 17년을 맞는 현재 직원수 300명에 매출액 800억원에 달하는 B2B 핀테크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대형 은행을 비롯해 주요 금융사가 웹케시 IT서비스 지원으로 금융IT 혁신을 일궜다.

어느덧 50대 후반이 된 석 회장이 다시 출발점에 섰다. 웹케시는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앞뒀다. 경비지출관리솔루션 전문기업 비즈플레이는 고속 성장을 기록한다. 쿠콘은 국내외 비즈니스 정보를 제공하며 해외로 뻗어나간다. 석 회장은 국내 최고 금융IT, 핀테크 전문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법인 전체 상품을 직접 진두지휘한다.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돈 많이 버는 회사가 좋은 회사는 아니다. 직원에게 좋은 회사가 좋은 회사다. 명확한 꿈과 비전을 가져야한다.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해야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간거래(B2B) 핀테크에서 대한민국 넘버원이 되겠다.”

좋은 직원이 함께하는 좋은 회사를 꿈꾸는 석 회장을 만나 그의 포부와 앞으로 계획, 비전 등을 들어봤다.

대담=김인순 SW융합산업부장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웹케시를 창업했나.

▲1988년 처음 국민은행 전산담당으로 입사했다. 1990년 동남은행 이직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산업무를 진행했다. 당시 동남은행 전산금융 담당자가 60명이었다. 다른 은행은 대부분 한두명 수준이었다. 동남은행 전산 시스템이 월등히 좋을 수밖에 없다. 기업뱅킹 시장을 동남은행이 먼저 이끌고 석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IMF 시기 동남은행이 주택은행으로 흡수 합병되면서 부산은행 전산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독자 금융 시스템을 개발해보고 싶었다. 1999년 회사 퇴사 후 웹케시 전신인 피앤씨소프트를 설립했다. 2000년 웹케시 합병 후 현재 웹케시그룹으로 성장했다.

-20여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00년대 초반 사업 시작하고 꼭 수주하고 싶은 금융 대형 프로젝트 5건이 있었다. 이 가운데 두 개는 수주했고 나머지 세 개는 안 됐다. 특히 몇 달을 준비해 공들인 프로젝트 하나를 따내지 못했을 때 몇주간 끙끙 앓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려웠던 시절은 약이 되고 좋았던 시절은 독이 됐다. 수주하지 못했던 세가지 사업 덕분에 웹케시는 계속 살아남았다. 만약 5개 프로젝트 모두 수주했다면 잠시 기뻤겠지만 결과적으로 회사는 문을 닫는 위기까지 처했을 것이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지만 지나고보니 가장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순간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17년간 한우물, 핀테크 분야 韓 '넘버원'되겠다"

-시스템통합(SI) 사업 중단 선언으로 주목받았다.

▲인터넷뱅킹 시스템 구축 초반에는 웹케시가 주도적으로 움직였다. 가격과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을 웹케시가 정했다. 그런데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분위기가 역전됐다. 어떤 분야는 은행 자체 기술이 우리보다 더 나았다. 우리 직원은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했다. 금융권이 시키는 대로 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예전에는 우리가 창의적으로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안했는데 반대가 됐다. 금융권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우리는 기술만 제공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SI는 소프트웨어(SW)산업이라 볼 수 없다. 수평이 아니라 수직 산업이다. 제조, 건설, 유통, 조선처럼 수직 구조다. 현행 SI 사업 방식으로는 SW산업 발전이 없다. 웹케시는 SI 사업 구조를 탈피해야겠다고 판단했다.

현재 웹케시는 윤완수 대표가 진두지휘한다. 웹케시는 솔루션 비즈니스에 집중한다. 사업은 줄일수록 더 단단해진다. SI 사업이나 경쟁, 입찰 사업에 참여 안한다. 웹케시 DNA가 강한 B2B 핀테크에 최선을 다한다. 개인간거래(B2C)는 안한다. 웹케시가 강한 B2B 고객에 최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SW기업으로 남겠다. SI 사업 인력과 역량도 B2B 솔루션 비즈니스에 모두 투입했다. 올 초 국내 최초로 소규모 기업을 위한 경리업무 전문 솔루션 '경리나라'를 출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 출시 9개월만인 현재 7000여개 가입 기업을 돌파했다. 현재 웹케시는 핀테크 기업 최초로 연내 상장을 준비한다.

쿠콘은 정보비즈니스 전문기업이다. 초기 웹케시 연구소장 출신 김종현 대표가 이끈다. 쿠콘이 제공하는 비즈니스 정보는 국내외 금융·공공·실물정보 5만여종으로 다양하다.

비즈플레이는 직접 경영한다. 비즈플레이 서비스는 회사 내 모든 경비 지출과 관련된 업무를 스마트폰, PC 등을 이용해 자동화한다. 법인 카드나 개인 카드를 미리 등록해두면 법인 카드를 사용하는 즉시 해당 사용 내역, 즉 영수증이 앱에 등록된다.

올 2월에 설립된 웹케시글로벌은 김영채 대표가 경영을 맡는다. 웹케시그룹 솔루션을 해외시장에 전파하는 첨병이다. 주력상품 'GMBS365'는 글로벌 기업 국내 본사와 해외지사·관계사가 거래하는 세계 모든 은행 금융정보를 한 화면에서 통합 모니터링하는 글로벌 계좌관리시스템이다.

-웹케시그룹 지주사가 만들어진 배경은.

▲일반 회사 지주사 개념과 조금 다르다. 전자금융 아키텍처 개념이다. 지주사가 계열사에 공통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한다. 계열사가 하나 된 방향으로 흐르도록 지주사가 이끌어준다.

그룹 내 모든 상품 연구개발(R&D)에 관여한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좋은 상품을 개발해야한다. 기업 고객이 웹케시 상품을 좋아하고 만족해야한다. 기업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기업 존재 가치가 없다. 웹케시그룹 내 계열사 모두가 동일한 마음가짐으로 상품 개발에 임하길 바란다.

-캄보디아 등 해외 진출은 어떻게 진행되나.

▲캄보디아 법인은 6년 전부터 웹케시그룹 제품 R&D를 담당한다. 비즈플레이 주요 기능은 캄보디아 법인 인력이 개발했다. 캄보디아 직원 만족도도 높다. 국내 직원은 신입으로 들어와 대부분 금융기관 경력직으로 이직한다. 캄보디아 현지 개발자는 회사 충성도가 높다. 웹케시 근무 자부심이 강해 이직률이 낮다.

캄보디아 인력양성도 지원한다. 해마다 캄보디아에 3억원 정도 기부한다. 캄보디아 현지 직원 채용뿐 아니라 캄보디아 사회에도 기여하고 싶은 생각에 결정했다. 덕분에 캄보디아 현지에서 웹케시그룹 인지도가 좋아졌다.

캄보디아 사례를 베트남이나 다른 나라로 추가할 계획이다. 법인 설립은 철저히 솔루션 개발과 판매 중심이다. 베트남은 내년 정도 예상한다. 베트남에서는 한국 자금관리서비스(CMS) 솔루션 비즈니스를 펼친다. 한국 성공 사례를 베트남에도 뿌리 내리겠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대표.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석창규 웹케시그룹 대표.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상장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웹케시는 올해 상장 추진한다. 쿠콘은 내후년 예정이다. 비즈플레이도 2022년께 상장 예상한다.

상장을 준비한 이유는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다. 상장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인식을 주고 싶다. 모든 결정 바탕에는 고객과 직원이 있다.

상장 후 확보한 자금은 직원에게 우선 사용하겠다. 직원 복지가 중요하다. 기숙사, 숙소, 차량 제공 등 직원이 원하는 복지 분야에 투자하겠다.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과 고객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웹케시그룹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본다면.

▲과거 웹케시는 인프라를 중요시하는 회사였다. 인프라와 고객이 최우선이었다. 회사 초반 고속 성장을 위해 두가지 요소는 필수조건이다.

현재와 미래 웹케시는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과거 웹케시 고객 비중이 컸다면 지금과 앞으로는 직원 비중을 키우겠다. 현재 웹케시와 함께하는 직원 대우가 좋아야 더 좋은 직원이 합류한다.

웹케시 정체성을 잊지 않겠다. 신사업은 되도록 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비즈니스 계획 질문이 많다. 블록체인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제품에 녹여내는 데 노력하겠다. 바뀌는 트렌드를 기존 제품에 스며들게 한다. 신기술은 활용하되 이 기술만을 위한 신규 시장에는 진입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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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냐고 늘 스스로에게 묻는다. 규모가 크고 매출이 많다고 좋은 회사는 아니다. 당장 큰 매출을 못 올리더라도 30년 후에도 좋은 회사가 좋은 회사다.

우선 직원에게 좋은 회사가 돼야한다. 높은 급여와 좋은 복지는 기본이다. 직원에게 좋지 않고서 좋은 회사라고 부를 수 없다.

명확한 꿈과 비전을 가져야한다. 웹케시그룹은 B2B 핀테크 분야에 명확한 꿈이 있다. 대한민국 넘버원 핀테크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선 안 된다. 웹케시그룹은 이 꿈과 비전을 계속 실행 중이다. 한 우물만 팠다. 다른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우리만의 꿈과 비전이 있어야한다.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해야한다. 비즈플레이 '무증빙 경비지출관리' 솔루션은 기업 고객 투명 경영과 자금관리 편의성을 지원한다. 고객이 웹케시그룹 솔루션을 도입해 편리함과 이점을 얻어야한다.

좋은 경영진과 좋은 직원이 많아야 한다. 좋은 직원이 성장해 좋은 경영진이 된다. 좋은 직원은 받은 대가 만큼 또는 그 이상 일을 해낸다. 좋은 직원을 모으기 위해 복지와 급여, 근무환경 등을 개선한다. 직원에게 좋지 않은 사업은 안한다. 직원이 창의성 등 본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사업이나 서비스만 진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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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창규 회장은...

1988년 부산대 전산통계학을 졸업한 후 국민은행에 입사했다. 부산은행, 동남은행 등 부산경남지역 금융권에서 전자금융 컨설팅과 프로젝트 매니저를 역임한 금융 IT분야 산증인이다.

1999년 피플앤커뮤니티를 설립한 후 2001년 웹케시와 합병, 웹케시 대표로 취임했다. 웹케시는 석 대표 취임 후 대형 금융사 IT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급속 성장했다. 2013년에는 캄보디아 사업에 올인했다. 캄보디아 법인 안정화 후 경비지출관리 솔루션 '비즈플레이'를 선보이며 국내 B2B 핀테크 시장에 이정표를 남겼다.

소프트웨어공제조합 이사장,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등 SW업계 굵직한 요직을 두루 맡았다. 웹케시뿐 아니라 국내 SW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장서는 등 SW업계 기여한바가 크다.

정리=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