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조용한 창립기념일 보낸다

삼성-LG, 조용한 창립기념일 보낸다

재계 대표 그룹인 삼성과 LG가 나란히 창립기념일을 맞는다. 하지만 양사 모두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의미만 새길 예정이다.

삼성은 22일 창립 81주년을 맞는다. 최근 창립기념일을 계속 조용히 지낸 것처럼 올해도 별다른 행사 없이 보낼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창립기념일에 맞춘 활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0주년 때는 사내 방송을 통해 '삼성 80년사'를 기록한 특집 다큐멘터리 방영으로 기념행사를 대신했다.

삼성은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38년 3월 1일 대구에서 시작한 '삼성상회'가 모태다. 삼성상회는 당시 청과물과 건어물을 파는 무역업을 했으며, 현재 삼성물산으로 이어졌다. 3월 1일이 창업기념일이었지만 1987년 총수에 오른 이건희 회장이 이듬해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3월 22일로 창립기념일을 바꿨다.

삼성은 1953년 제일제당을 설립하며 산업 자본으로 발을 내딛었고, 1960년대 금융, 1970년대 중화학, 1980년대 전자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대한민국 재계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현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스마트폰 등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창업 당시 삼성상회는 자본금이 3만원으로 시작했는데, 지난해 62개 삼성 계열사 자산은 총 418조2170억원(지난해 9월 공정자산 기준)으로 성장했다. 임직원 수도 창업 당시 40명에서 현재 약 50만명으로 증가했다.

삼성-LG, 조용한 창립기념일 보낸다

LG는 오는 27일 창립 72주년이다. LG그룹 역시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창립 의미만 새길 예정이다. LG는 70주년을 포함해 최근 창립기념일을 조용히 지내며 사업에 집중해왔다. 대신 임직원은 4월 둘째 주 금요일에 일제히 휴무를 갖는다.

LG그룹은 연암 구인회 창업회장이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를 창업하면서 출발했다. 이후 전자, 상사, 소재·부품, 통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창업 당시 20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국내외에 23만명이 넘는 임직원이 근무한다.

별도 행사는 없지만, 올해 72주년은 LG에 특별하다. 지난해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며 10대 그룹 처음으로 4세대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40대 젊은 회장 체제가 된 LG는 100년 기업으로 영속하기 위한 융합형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먹거리 발굴은 지난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LG그룹 연구개발(R&D) 심장인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2020년 LG사이언스파크가 최종 완공되면 2만명이 넘는 계열사 연구 인력이 한 곳에 모인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보호무역주의 대두,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등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다, 삼성과 LG 모두 올해 실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창립기념일에 보여주기식 행사를 하기 보다는 사업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