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DCMS "확률형아이템은 도박...미성년자 판매 금지"

英 DCMS "확률형아이템은 도박...미성년자 판매 금지"

영국 하원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가 확률형아이템을 '도박'으로 분류하고 미성년자에게 확률형아이템 판매를 금지하라고 권고했다. 도박으로 본 네덜란드, 벨기에에 이은 유럽 내 세 번째 판단이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DCMS는 범유럽 게임심의위원회(PEGI)에 소액결제를 통한 확률형아이템을 도박으로 볼 것을 권고했다. PEGI는 유럽 게임등급 심의단체로 독일을 제외한 유럽 30개 나라 유통 게임 등급을 심의한다.

영국 의회는 “수익을 창출하는 직접적 결과물인 아이템이 실제 돈으로 거래되거나 라이선스가 없는 도박에 사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도박 콘텐츠 라벨링 및 연령 제한을 확률형아이템이 적용된 게임에 부착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확률형아이템이 어린이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의회는 “현재까지 게임 속 도박요소를 아이들에게 노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관련 연구가 없었다”며 “사전 예방 원칙을 적용해 반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아이에게 확률형아이템을 판매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게임업계로 하여금 자사 게임 이용자를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진출해있는 모든 국가 법률과 규제를 준수해야 할 책임을 일깨우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의회는 확률형아이템을 도박으로 판단하는데 환금성에 가장 큰 무게를 뒀다. 또 매튜 맥카프리 맨체스터 대학 박사 연구 결과를 근거 중 하나로 삼았다. 매튜 박사는 확률형아이템 사용자 뇌와 도박할 때 뇌가 동일한 감각 수용기를 자극한다고 논문을 낸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논거와 동일하다.

권고는 강제성이 없다. 하지만 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의회 판단이라 유럽 내 확률형아이템 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확률형아이템은 게임사 수입에 없어서 안 될 주요 매출 모델이다. 세계 모바일 게임 상위 매출 중 확률형아이템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상품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국내는 확률형아이템을 한국게임산업협회 주도로 확률을 이용자에게 알리는 자율규제를 진행 중이다.

영국 의회 권고안처럼 미성년에게 확률형아이템을 판매하지 못해도 국내 산업에 영향은 미비할 전망이다. 우선 국내 게임사에게 유럽은 주 공략 시장이 아니다. 국내 게임사가 강점을 가진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인기가 높지 않다. 현재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서머너즈워'를 제외하면 뽑기 기반 국내 게임이 매력을 주지 못하는 시장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